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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강신명 경찰청장] ‘다시 찾는 대한민국’, 우리 손으로
최근 강남 가로수길 한 상점에서 명품 브랜드의 위조 가방을 진품으로 믿고 구매한 한 홍콩 관광객이 있었다. 다행히 자국으로 돌아간 그녀의 신고를 접수한 관광경찰이 즉시 출동해 해당 상점을 단속해 위조품들을 압수했지만, 그녀의 한국에 대한 씁쓸한 기억을 지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화려한 한국 관광의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대한민국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발판 삼아 아시아의 멋진 관광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를 흔들고 있는 ‘한류’ 열풍도 톡톡히 제 역할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중화권 관광객들은 ‘태양의 후예’ 같은 한국 드라마를 보며 여행계획을 세우고, 젊은 청년들은 한류 팬이라면 거쳐 가는 통과의례 마냥 배낭을 꾸려 훌쩍 여행을 오곤 한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관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쏟고 있다.

경찰은 2013년부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 부산, 인천에 관광경찰대를 만들어 안전한 관광환경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6175건의 관광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도 명동과 동대문에서는 서툴게 한국을 소개하는 무자격 가이드나 김밥 1줄에 만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성형수술 불법 브로커 9명이 검거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조직화ㆍ지능화된 관광범죄도 증가세다.

계절의 여왕 5월이 다가온다. 꽃과 나무가 각자의 어여쁜 색을 뽐내듯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관광 산업은 한철 피어나고 지는 꽃이 아니라 무럭무럭 자라나는 울창한 나무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관광 불법행위와 같은 해충을 잡아 주고, 쾌적한 관광 환경으로 기반을 단단히 다져서 울창한 나무가 될 때까지 공들여 키워 나가야 한다. 

특히 5월에는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 해외기업 단체포상관광(MICE)이 예정돼 있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은 이에 발맞춰 관광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행정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법ㆍ제도 개선과 관광업계의 자정노력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불친절과 무질서는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주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운한 감정을 안고 한국을 떠나게 만든다. 일례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재방문율이 2011년 31.5%에서 2014년 20.2%로 하락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 관광객을 만나는 우리 모두는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관광 홍보대사’ 배우 송중기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국을 빛내는 홍보대사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관광을 뜻하는 영어단어 ‘Tour’의 어원은 ‘돌다, 순회하다’는 뜻의 라틴어 ‘Tornus’다. 모든 여행자는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또 그렇게 만들어지는 게 좋은 여행이다. 돌아가는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즐거운 기억과 경험을 선사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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