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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욱! 엄마가 무서워요④] 우울증ㆍ스트레스가 여성범죄 이끈다
-여성범죄자 절반이 4050세대…전과 4범 이상 비율도 점점 높아져
-여성범죄자 가운데 중장년 비중 매년 높아져…상습화 경향도 뚜렷
-전문가들 “소외된 중장년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유대감 강화 필요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1. 주부 A(59) 씨는 2010년 마트와 지하상가 일대에서 물건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A 씨의 가방을 열어보니 고사리, 도라지, 갈치 등 반찬거리와 귀걸이가 들어 있었다. A 씨는 이전에도 세 차례 절도를 저질러 기소된 바 있다. 재판부는 A 씨가 우울증과 갱년기 호르몬 장애 등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참작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 주부 B(45) 씨는 2015년 옷가게에서 종업원의 눈을 피해 55만원짜리 바지 두 점을 가방에 담아 나오다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평소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서 도벽으로 이를 해소했다고 진술했다. 평소 마음에 드는 물건을 훔치는 것에서 스릴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B 씨의 우울증을 인정하면서도 “재범의 위험이 높다”며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한 원인이 돼 중년여성의 범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사회적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비단 두 명의 사례 뿐만아니라 실제 주변에서 ‘쇠고랑’을 차는 중년 여성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2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여성범죄자 가운데 4050세대의 비중은 10년 전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여성범죄자의 범행당시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13년 기준 41세부터 60세까지의 여성은 전체에서 52%를 차지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20~40세(35%)가 2위였고, 61세 이상(7.7%), 19세 이하(5.3%)가 뒤를 이었다.

10년 전인 2004년의 경우 20~40세가 51.4%로 가장 많았고, 41~60세가 42%였다. 하지만 중년 여성범죄자의 비중이 매년 높아지면서 2010년부터는 절반을 넘어섰다. 20~40세 비중이 35.8%로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절대적인 숫자에서도 4050 중년 여성 범죄자는 10년 사이 14만5000명에서 18만명으로 급증했다. 61세 이상의 노년 여성범죄자의 경우에도 10년 사이 3.2%에서 7.7%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여성범죄자들의 상습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의 전과 기록을 분석한 결과 초범이 줄어든 반면 재범 비중은 높아진 것이다. 2004년 여성범죄자의 초범 비중은 61.9%에 달했지만 2013년에는 56.1%로 급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전과 2범과 3범은 각각 8.4%에서 9.1%, 4.6%에서 5.3%로 늘어났다. 특히 전과 4범 이상은 7.6%에서 11.8%까지 증가했다.

그밖에 직업별로 보면 전문직이나 피고용직 여성범죄자 비중 역시 10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하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영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하면서 중장년과 노년층 여성의 범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년층 이상 여성들에 대해 경제적 자립 지원과 사회적인 유대 강화 부분을 중심으로 대응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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