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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조양호 회장 사재출연 빠지고 경영권 포기만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진해운이 25일 오후 채권단에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하면서 조양호 회장 경영권 포기 각서를 함께 제출했다. 채권단이 이를 검토 후 자율협약을 받아들이게 되면 한진해운은 강력한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된다.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신청서와 함께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와 자구계획 등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수준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추후 발생할 분쟁을 막기 위해 경영권 포기 각서를 함께 제출받는다.

국내 양대 해운사 중 한 곳인 한진해운이 이사회를 열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25일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밝힌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내 보유 선박의 모형 앞을 이 회사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다만 조양호 회장이나 한진해운 경영상 책임이 있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의 사재출연은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채권단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경영난에 책임을 느끼고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것을 예로들며 대주주의 책임있는 사재출연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사재출연을 결정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재계 관계자는 “최은영 전 회장이 조양호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한거라 원칙적으로는 최 회장이 사재 출연을 하는게 맞는건데, 이미 최 회장은 주식을 다 처분하고 손을 뗀 상황이라 난감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양대 해운사 중 한 곳인 한진해운이 이사회를 열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25일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밝힌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내 보유 선박의 모형 앞을 이 회사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최 회장이 나서서 책임감있는 사재출연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현실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유수홀딩스 측은 이날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과 사재출연 여부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최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앞두고 소유 주식을 매각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에 휩싸였다.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 씨는 이미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이는 한진해운 전체 주식의 0.39%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진해운은 런던 사옥의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은 이달 중 영국 현지의 부동산 투자회사에 런던 사옥을 666억9000만원에 처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내 양대 해운사 중 한 곳인 한진해운이 이사회를 열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25일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밝힌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내 보유 선박의 모형 앞을 이 회사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앞서 채권단은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이 없으면 신청을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한진해운과 협의를 진행한 뒤 이날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받았다. 채권단은 일단 신청을 접수한 뒤 내용을 검토해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이 채권단 실무회의를 소집해 신청받은 내용을 공유하면, 채권기관들이 자체 논의를 거쳐 내달 초까지 100% 동의하면 자율협약이 개시된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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