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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홍창표 KOTRA 중국지역본부 부본부장] ‘스마트 차이나’는 최적의 기술을 원한다
중국은 지금 전례없는 변화의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인 GDP성장률은 지난해 6.9%를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 6.7%에 그쳤다.

그동안 고속 성장을 견인했던 제조업체 역시 공급과잉에 따른 재고누적과 판매부진, 자금난과 인력난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고속 압축 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치유하고 근본적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면서, 중국정부는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라는 이름의 처방전을 내놓았다. 치료제는 ‘제조업 2025’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이다. 정책의 핵심 목표는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업그레이드와 차세대 먹거리산업의 육성이다. 양보다 질, 실적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정책이 쏟아지면서 중국경제와 기업이 스마트하게 바뀌고 있다. ‘수퍼 차이나’ 대신 ‘스마트 차이나’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중국기업의 생존전략은 ‘퍼스트 무버’보다는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어’를 지향한다. 얼핏 보면 한국과 비슷하지만, 한국과는 또 다른 중국만의 필승 전략이 있다. 바로 중국이 처한 현실에 맞게 기술과 제품을 모디파이(modify)하는 전략이다. 이는 모디슈머(modisumer) 마케팅으로 발전되었다. 변형시킨다는 뜻의 ‘모디파이’와 소비자 ‘컨슈머’가 합쳐진 모디슈머 마케팅은 기존 제품을 시장과 소비자 특성에 맞게 수정, 변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현대자동차 제5공장이 들어서는 충칭시는 중국에서 오토바이 생산기지로 유명하다. 이곳 오토바이 기업들은 과거 일본 오토바이의 역설계를 통해 카피 제품을 생산하면서 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단순히 제품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능을 축소하거나 품질을 다소 낮추는 방식으로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다.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로 부상한 화웨이같은 IT 대기업도 알고 보면 동일한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잠식하며 급성장해왔다. 

2003년 중국에 진출한 초음파 유량계측기 생산기업인 C사는 초창기 최고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제품으로 도전장을 냈지만 시장반응은 냉담했다. 가격만 비쌀 뿐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일부 기능을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춘 ‘중국향 핀포인트(Pin-point)’ 제품을 개발하면서 비로소 시장에 먹혀들었다고 한다.

중국기업은 신규 산업이나 첨단 분야에 진출할 경우 관련 제품을 모방하면서도 일부 기능과 스펙을 수정하고, 비용을 떨어뜨림으로써 다수의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내놓는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급부상은 바로 ‘산자이(山寨· 단순한 가짜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형태의 복제품)’ 스마트폰의 탄생에서 시작되었고, 그 뿌리에는 바로 이러한 스마트 마케팅전략이 깔려 있다. 우리의 중국시장 접근법도 이제는 보다 스마트하게 변해야 한다. 중국은 ‘최고’의 기술이 아니라 ‘최적’의 기술을 원하며, 바로 이러한 제품이 시장에 먹혀들어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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