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코흐는 24일(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힐러리 전 장관이 공화당의 경선 주자들보다 더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힐러리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여부를 단정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되려면) 힐러리 전 장관의 행동이 지금의 말들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우리가 믿어야 하게 될 것이다. (일단) 그런 식으로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러한 판단의 근거로 그는 힐러리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 집권 기간을 비교했다. 정부의 크기와 지출 증가 측면에서 본다면 부시 정부가 클린턴 정부보다 2.5배나 더 높기 때문에 클린턴 정부가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재산 순위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석유 재벌 코흐 형제는 정부 개입과 규제를 강하게 반대하는 자유주의자다. 그들은 당초 공화ㆍ민주 양당 모두와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화당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오바마가 추진하는 의료보험제도 개혁, 지구온난화 방지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흐 형제는 이번 대선에서도 공화당 진영에 8억8900만 달러(약 1조165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8월에도 캘리포니아 주(州) 다나포인트의 호화리조트에서 공화당을 위한 연례 기부모임 행사를 주최했으며, 이 자리에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더불어 경선에서 도중에 하차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ABC 방송은 코흐 형제가 공화당으로부터 마음을 돌린 이유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3인이 벌이는 지금의 볼썽사나운 경선판에 화가 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정책 대해 찰스 코흐는 나치 독일과 같은 것이라며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만약 코흐 형제가 본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할 경우 공화당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힐러리 전 장관은 코흐 형제의 지지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힐러리 전 장관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기후 과학을 거부하고 국민들이 투표하기 어렵게 만드려는 사람으로부터의 후원에 관심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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