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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민주, 승리에 안주말고 비전과 수권능력 보여야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여당 새누리당을 따돌리고 20대 총선에서 원내 1당으로 우뚝섰다. 더민주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기대를 웃도는 성과다.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지독한 내분으로 당이 쪼개지는 바람에 100석도 어렵다는 최악의 조건에서 일궈냈기에 그 승리가 더 값지게 느껴질 것이다. 여권 성향의 무소속 당선자가 7명이나 돼 6월 개원 때까지 원내 1당 지위가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그렇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더민주가 거둔 성과와 의미는 결코 퇴색하거나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 담긴 메시지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와 질책이다. 제1야당인 더민주에 힘을 실어준 것 역시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더민주의 승리는 오롯이 그들만의 것이라 할 수 없다. 국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기력에 통렬히 심판했다. 더민주가 이긴 게 아니라 새누리당의 완패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 위치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이번에는 여당이 심판을 받았지만 국민적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면 더민주가 통렬한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더민주의 힘이 커진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해진 것이다. 현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는 연일 고꾸라지고 있는데 개혁과 경제살리기 법안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기 일쑤였던 게 한 요인이다. 반대하고 투쟁만 일삼는 이런 야당의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국민들은 언제든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더 의연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책임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그게 표를 몰아준 국민들에 대한 보답이고, 나아가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수권(受權) 정당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김종인 대표가 총선후 기자회견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경제 정당”을 강조한 것은 이런 민의를 염두에 둔 것이다.

더민주가 승자인 것은 사실이나 절반의 승리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었지만 호남에선 참패를 면치 못했고, 정당득표율은 새누리당은 물론 국민의당에도 밀렸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가분수 정당, 초식공룡 정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민주가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면서 국민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길 기대한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 정치도 3류, 4류의 후진성을 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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