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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면 깔수록’ 양파같은 정부청사 침입 공시생…수능서도 부정행위
토익ㆍ한국사 시험 때처럼

약시로 속여서 진단서 받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7급 공무원시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대학생 송모(26) 씨가 2011ㆍ2012학년도 대학수학능학시험에서도 허위 약시진단서를 이용해 부정시험을 본 것으로 밝혀졌다.

곽정기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은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송씨가 현재 졸업 예정인 대학과는 다른 곳에 입학하고자 응시한 2011ㆍ2012학년도 수능에서 의사를 속여 발급받은 약시 진단서를 제출, 저시력자 특별대상자로서 각 과목당 1.5배 연장된 시험시간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약시 응시생에겐 시험시간을 일반 학생의 1.5배 부여한다는 수능 규정을 악용한 것이다.

이어 곽 과장은 “특히 송씨는 2011학년도 수능의 경우 시험 전 화장실 내 휴지통 뒤에 휴대전화를 숨겨뒀고, 매교시 종료 후 답안이 인터넷 상에 올라오는 점을 악용해 시험 중 답안을 확인, 언어영역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1등급이란 고득점을 취득했다”며 “광주 모 장애인학교에서 시각장애인 10명과 함께 시험을 치렀으며, 다른 일반 응시생보다 시험기간이 50% 길었기 때문에 가능한 수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송씨는 2011학년도 수능에서 얻는 점수로 서울 시내 유명 대학 두 곳에 지원했지만 모두 불합격했고, 2012학년도 수능에서는 전체시험 종료 후 답안이 공개되는 방식으로 제도가 개선되며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수능 응시를 위해 지난 2010년 발급받은 허위 약시진단서를 컴퓨터 프로그램 등으로 조작해 지난 2015년 1월과 2월 각각 치러진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토익(TOEIC) 시험을 치를 때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600점대였던 토익점수를 760점대로 끌어올렸고, 한국사 역시 2급을 받아 지역인재 선발전형에 응시했다.

또 경찰은 송씨가 지난 2015년도 3학기 학기 중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 허리협착증 진단서를 위조, 여섯 차례 제출하는 방식으로 불출석을 출석으로 인정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새롭게 확인했다.

한편 송씨는 7급 공무원시험에 앞서 필요한 지역 대학의 추천을 받는 과정에서 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송씨가 대학 자체 PSAT(공직적격성평가)모의고사를 통과하기 위해 지난 1월 20일 밤 12시께 서울 신림동의 M학원에 침입해 문제지 1매와 답안지 2매를 훔쳤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고시학원에서 실시한 모의고사에 응시한 곳은 5개 대학 107명으로 확인됐다”며 “이중 인사혁신처 1차 시험에 응시한 자들과 송씨의 통화내역 대조결과 범죄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범행동기에 대해 송씨는 “아버지를 비롯해 집안에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스스로도)공무원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았다”며 “학과 성적이 괜찮아 공개채용보다는 학과 성적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인재 7급 채용시험에 응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송씨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한 것과 관련해 “일관된 진술과 통화 내역, 청사 폐쇄회로(CC)TV, 채용관리과 사무실 침입방법ㆍPC 보안 해제 방법으로 볼 때 내부 조력자가 없는 단독범행으로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송씨를 정부서울청사에 무단침입해 문제지와 공무원증을 훔치고 공무원 시험서류를 조작한 혐의(건조물침입 및 절도, 공전자기록조작,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로 송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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