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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참고 참았던 국민, 오만한 박근혜 정권 심판했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놀라웠다. 내심 압승 혹은 과반을 자신했던 새누리는 참패했다. 완승을 기대했을 박근혜 정권은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부동의 보수층과 야권분열이라는 ‘양손의 떡’을 믿고 안하무인의 모습을 보여준 여당과 정부에 실망한 민심이 고개를 돌린 것이다. 더민주는 다야구도라는 악재와 호남완패를 딛고 수도권 압승과 영남의 선전을 바탕으로 제1당이 됐다. 이 역시 더민주가 잘해서라기보다, 오만한 새누리의 독주를 견제하라는 비판적 지지로 읽힌다. 교섭단체를 노렸던 국민의당은 호남의 지지와, 기존 여야에 실망한 보수와 진보의 이탈표로 38석이나 얻어냈다. 16년만의 여소야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중반을 넘어선 박근혜 정권은 심대한 타격을 입게됐다. 비박찍어내기, 친박꽂아넣기, 물갈이 외면으로 버무린 막장공천이 지지층을 이반하게 할줄 상상도 못한 듯했다. “국정의 발목을 잡는 국회를 심판해달라”던 박 대통령의 염원대로, 국민들은 역대 최악이었던 19대 국회의 판도를 갈아엎었다. 대통령이 심판해달라는 ‘국회’는 야당과 비박이었겠지만, 유권자의 생각은 달랐다. 2007년 이명박 정권이후 패배라곤 몰랐던 여당이다. 경제와 안보는 보수여당이 적임자라는 단골구호에 대한 지지와, 수권정당의 자질이 없는 무능한 야당덕에 거둔 승리였다는 것을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탈북 관련 뉴스도 이번 선거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계파갈등과 정권재창출에만 혈안이 된 새누리당의 모습에 보수층은 실망했다. 청와대의 독선적인 국정운영, 비박학살과 옥새파동 등 막장드라마 뺨치는 저질공천은 콘크리트 지지층에 심각한 균열을 만들었다. 민심을 외면한 정권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서울과 수도권의 완패도 그렇지만, 대구, 부산, 경남의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1번만 달면 아무나 당선된다고 믿어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누리의 심장’이라던 이 지역 유권자들마저 회초리를 들었다.

유권자들이 박근혜 정권을 심판한 것은 새누리의 파벌다툼 때문만은 아니다. 야당과 국민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 불통 국정운영, 국정교과서와 테러방지법 제정, 위안부 부실협상 등 민주주의 퇴보 행태가 국민들을 불편하게 했다. 여기에 사상 최악의 취업난, 비정규직 확대, 수출부진, 내수침체,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등으로 서민들의 삶의 질은 하락했다. 이런 상황만으로도 위기감을 느껴야했다. 그러나 이를 외면한 채 구걸유세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던 여당과 선거직전 접전지역 순회 등으로 표밭다지기에 나선 대통령의 모습이 결정적 패인이 된 셈이다.

이제 후반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는 레임덕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선거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무성 대표도 사퇴했다. 정부와 여당의 의도대로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고쳐아한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립서비스는 필요없다. 이제부터라도 국민 무서운 줄 알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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