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글로 화려한 장정을 자랑하는 ‘세계서점기행’은 1년반 동안 세계의 아름답고 개성있는 서점 38곳을 찾아 책방주인들을 만나 책의 정신과 서점의 철학을 토론하고 공유한 산물이다. 또 지난 40년동안 3000여권의 책을 출판해낸 그의 책과 서점에 대한 헌사이자,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세계서점기행/김언호 지음/한길사 |
그가 찾은 대부분의 독립서점들은 명실공히 세계에서 아름다운 서점으로 자주 오르내리는 곳이지만 디지털 시대에 맞서 변화를 추구하는 개성있는 곳들이다.
이 책의 표지모델이 된 네덜란드 도미니카넌 서점은 ‘천국의 서점’으로 불리는 곳. 네덜란드 최초의 고딕건물로 25m 천정 가까이까지 걸어올라가는 서가와 교회의 제단으로 사용된 중앙공간에 자리한 카페 등 매력적인 이 서점은 체인점의 부도로 2014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영국의 작은 마을 안위크의 바터 북스는 폐쇄된 역을 서점으로 바꾼 경우. 유럽에서 가장 큰 중고서점으로 50만권을 보유하고 있는 이 서점에 독자들이 하루에 갖고 오는 책은 100박스. 독자들은 헌책으로 주고 받은 교환권으로 다른 책들을 갖고 간다. 1850년에 문을 연 안위크 역은 1968년 폐쇄됐다가 서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은 2014년 39만여명으로 영화 ‘해리포터’를 촬영한 안위크 성을 방문하는 관광객보다 더 많다.
미국 매사추세츠 몬터규의 방앗간서점 북밀은 소밀 강변에 자리한 문화재로 지정된 곳. 방앗간이었던 곳을 서점으로 바꾼 이 서점은 강변자전거길을 따라 바이커들이 달리다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이 밖에 중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서점운동, 24시간 불을 밝히는 싼롄타오펀서점, 일본의 어린이 서점 크레용 하우스, 국내 부산의 영광도서와 보수동 책방골목 이야기 등도 들어 있다.
이 책은 아름답고 개성있는 도서관의 겉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직접 경영관계자들로부터 서점의 전략을 듣고 구체적으로 소개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