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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스트레스? 주변 스트레스부터!] 학습태교 임산부, 2명중 1명이 스트레스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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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 태교와 두뇌 발달 간 상관관계 근거 없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임산부의 정서적 안정과 태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한 태교가 지나치면 오히려 임산부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특히 태아의 두뇌발달을 위해 수학 공부나 영어 공부와 같은 학습 태교를 시행한 임산부는 약 50%가 태교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태교로 인한 부담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대목동병원(병원장 유경하)이 병원을 찾은 임산부 및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태교에 대한 인식조사’ 설문 결과, 응답자의 98%가 태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77%는 임신 기간 중 태교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산부들이 가장 많이 시행한 태교 방법은 음악 태교(47.9%)였으며, 뒤를 이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동화 태교(20.7%), 엄마와 아빠가 아이에게 태담을 전하는 태담 태교(19.7%)로 조사돼 주로 소리를 통해 태아의 감각 발달을 돕는 태교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청각은 태아의 감각기관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기관으로 아름다운 음악이나 자연의 소리, 다정한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임부나 태아의 정서적인 안정은 물론 소리를 통한 감각 자극으로 태아의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태아의 두뇌 발달을 돕는다는 학습 태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문 응답자의 19%는 학습 태교를 진행한 경험이 있었다. 시행한 학습 태교는 수학 태교와 영어 태교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학습 태교를 진행한 임산부의 50%가 태교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47%는 태교로 인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응답해 임산부의 정서적 안정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습 태교를 진행하지 않은 임산부의 스트레스 경험률은 17.8%, 태교로 인한 부담감 경험률은 15.8%로 학습 태교를 진행한 임산부의 절반 이하 수준을 보였다.

임신 중 임부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태아의 건강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혈액 내로 증가한 스트레스 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전해져 태아에게도 똑같은 긴장감과 흥분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아드레날린은 엄마의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전해지는 혈액이 줄어든다. 혈류량이 감소해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발달 중인 태아의 뇌 기능에도 손상을 줄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수학 태교나 영어 태교와 같은 학습 태교가 아이의 두뇌 발달과 영어 능력 향상을 돕는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으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진행하는 학습 태교는 오히려 태아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며, “태교의 근간은 임산부가 평안한 마음으로 태아와 사랑으로 소통하는 것”임을 당부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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