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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노트북이야” 태블릿의 이유있는 변심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커다란 직사각형 디스플레이에 착탈식 키보드가 달린 제품. 불과 작년까지만해도 ‘태블릿’을 뜻 하는 제품명을 달고 나왔을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나온 이런 제품들은 하나같이 ‘노트북’ 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대화면 스마트폰, 가볍고 얇아진 노트북 사이에서 존재감을 잃고 있는 태블릿의 현 주소다.

[사진=게티이미지]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 노트북 9 스핀’을 국내에 출시했다. 360도 회전 가능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4개의 센서로 화면 방향을 자동으로 변경해 노트북, 스탠드, 키오스크, 태블릿 등 4가지 모드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문서 작성 시에는 기본 ‘노트북 모드’로 쓰고, 게임이나 영화를 볼 때는 키보드 부분을 180도 뒤로 회전시켜 세워놓는 ‘키오스크 모드’ 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영상 통화, 화상 회의 등은 탁상형 달력 형태의 ‘스탠드 모드’로 사용이 가능하며, 이동 중에는 디스플레이를 360도 회전시켜 ‘태블릿 모드’로도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2-in-1) 기기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노트북 9’ 이름을 붙였다. 키보드가 달린 중형 디스플레이 제품에 태블릿을 뜻하는 ‘갤럭시’를 붙인 과거와 달라진 마케팅 방법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트북 시장은 꾸준한 교체 수요가 확인된 반면, 태블릿은 눈에 띄게 수요가 줄고 있다”며 “업무용, 가정용으로는 그래도 친숙한 윈도 OS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때 노트북 자리까지 넘봤던 안드로이드, 또는 iOS 기반 태블릿의 한계를 전한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 반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울트라슬림 노트북은 국내에서만 106만대가 출하되며 전체 노트북 시장의 47.3%를 차지한 반면, 올해 1분기 전체 태블릿 시장 규모는 4665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6% 가량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의 어정쩡한 태블릿에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해 ‘서피스북’이라는 제품을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MS 디바이스 사업을 총괄하는 파노스 파네이는 지난해 10월초 제품 공개 행사에서 서피스북을 가리켜 “궁극의 노트북(the ultimate laptop)”이라 부르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PC 중에 가장 앏고 가장 강력하다”고 자랑했다. 대형 태블릿이 아닌 노트북임을 강조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업계 한 관계자는 “울트라 슬림 노트북들의 가격이 최근에는 100만원 선까지 내려가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윈도 기반 제품에 휴대성까지 더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용으로 개발된 다른 OS에 기반한 제품들이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노트북의 우위, 그리고 태블릿의 몰락을 예상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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