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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회복에 필수”vs“비정상적 정책”…마이너스금리 놓고 찬반논란‘팽팽’
ECB-獨재무장관등 뜨거운 설전


마이너스 금리를 두고 공방이 뜨겁다. 마이너스 금리가 경기를 되살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는 측과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선다.

양적완화와 함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경기 부양을 이끌고자 하는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중앙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를 믿는다. 시중에 돈을 더 풀어 인플레이션율 목표치를 맞추는 데 마이너스 금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는 했으나 우선은 마이너스 금리 유지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마이너스 금리가 추가 통화 공급에 따른 경기 부양과 재정 여건 완화를 통해 수요를 진작하고 안정적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더 가열되고 있다. 예대마진으로 수입을 얻는 은행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금융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판이다.

성실히 저축하는 고객들에게 충분히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비정상적 정책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로 예치금에 대한 수수료 부담이 발생하는 시중은행들이 예금에 대한 이자 지급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성토하고 나선 것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다. 그는 10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을 통해 소비를 늘리려고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오히려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금리 속에서 은퇴 후 적정 수입을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돈을 더 꽁꽁 묶어두게 된다는 것이다.

볼프강 쇼이블래 재무장관을 필두로 한 상당수의 독일 정치인들도 ECB가 시민들이 은퇴 이후 사용해야 할 소득을 갉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번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선 은행이 주변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금리를 다시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 위기 이후 마이너스 금리를 가장 먼저 도입했던 덴마크는 지난 1월 금리 인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ECB가 금리를 더 내린 가운데 금리를 인상했다가 급작스럽게 자본이 유입돼 그간의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는 못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중앙은행의 생각과 달리 통화 약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다.

ECB가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겠다는 발표와 함께 금리를 더 끌어 내렸지만 유로화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BOJ의 1월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엔화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 시장 변동성에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탓이지만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신호를 줬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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