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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나 대통령, 동생 국회의장… 페루 정계 후지모리 남매가 장악하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페루 행정부와 입법부 수장 자리에 전임 독재자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남매 자녀가 나란히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누나인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가 대선에서 1위에 오르고, 동생인 켄지 후지모리 의원도 국회의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시됨에 따른 것이다.

페루 대선ㆍ총선 개표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 11일(현지시간ㆍ개표율 67%) 페루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도 우파 성향의 게이코는 39%를 득표해 1위를 달리고 있다.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의 중도 성향 후보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는 24%로 그 뒤를 이었고, 3위는 좌파 성향의 광역전선당 후보 베로니카 멘도사 의원은 17%로 3위에 그쳤다.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와 CPI의 잠정 집계에서도 게이코는 39.1%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가 당선되면 페루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父女) 대통령이 나오게 된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게이코는 과반을 득표하지는 못할 것으로 점쳐져 오는 6월 5일 1, 2위 후보를 놓고 결선 투표가 진행될 전망이다. 물론 결선 투표는 이번 1차 투표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게이코의 부친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페루 국민의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계 페루인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2000년 재임 중 안정적인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지만, 독재정치를 펼치다 권좌에서 쫓겨나 인권유린 등의 혐의로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에 대선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게이코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51%에 달했다. 또 게이코와 쿠친스키가 결선 투표에서 맞붙었을 경우 쿠친스키가 7%포인트 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1차 투표에서 결정된 2위 후보가 반 후지모리 세력을 얼마나 결집시키느냐에 따라 게이코가 낙선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후지모리는 선거 직후 지지자들에게 “페루인들은 화해를 원하고 더는 싸우고 싶지 않고 싶어한다”며 “과거를 매장할 시간”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 켄지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당선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켄지 의원이 50만 표 이상의 표를 얻어 최다 득표를 하고 있다고 CPI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켄지 의원이 지난 10년간 여러 마약 밀거래에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됐다며 페루 정계에 마약 연루자들의 진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중권력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130석 중 60석을 차지하고 나머지 5개 정당이 남은 의석을 나눠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선자들은 오는 7월 28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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