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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서 가정용 금고 불티나게 팔린 까닭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일본에서 가정용 금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겨봤자 이자 소득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마이넘버’ 제도 시행으로 거래 내역이 더 쉽게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 또한 금고 수요에 불을 붙였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후 금고 출하는 전년 동기에 비해 월별로 20∼90% 늘었다. 지난 1월 내화(耐火)금고 출하는 1만3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7% 증가했다.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던 일본은 최근 유럽에 이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이자 지급 규모가 시원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월 29일 마이넘버 도입도 금고 제조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했다. 과세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가계가 금고 구입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사이타마현의 한 금고판매점에서는 마이넘버 도입이 화제가 되기 시작한 2015년 10월부터 가정용금고가 잘 팔리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까지 겹친 올해 2월 판매는 전년 동기의 약 5배다.

판매 대상이 된 15종류 가운데 히트 상품은 A4 크기의 계약서 등이 들어가는 규격으로무게 30∼50㎏, 가격은 1만엔(약 10만650원)대다. 재고가 부족해 택배까지 여러 주가 걸리는 상품도 있다.

매장 담당자는 “마이넘버를 자택에서 보관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종업원의 마이넘버를 관리하게 된 사업주로부터 문의가 많다”고 아사히에 소개했다.

금고 대기업 ‘에코’의 2월 가정용 금고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늘었다. 열쇠와 다이얼의 이중잠금 기능을 갖춘 금고가 인기다. 담당자는 “‘장롱예금’을 하려는 사람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고제작 업계 단체 관계자는 아사히에 “마이넘버와 마이너스 금리의 더블 특수가 생겼다. 금고업계에서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금고는 앞으로도 팔려나갈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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