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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이 양고기 많이 먹으면 교복ㆍ신사복 값이 오른다?…중국발 나비효과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중국인이 양고기를 많이 먹으면 일본 학생들의 교복값이 오른다? 넌센스라고 하겠지만 사실이다. 국제 제품가격이 중국의 입맛에 달린 셈이다. 중국발 나비효과다.

1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올해 입학 시즌 일본의 학생 교복값은 5~10% 올랐다. 일본의 교복값이 오른 건 10년 만이다.

도쿄(東京)에 있는 자원ㆍ식량문제 연구소와 일본 양모산업협회에 따르면 교복값 상승의 주된 원인은 중국인의 양고기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으로 양고기 소비는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중국 국내의 양 사육두수는 지나친 방목으로 사막화가 심각해져 생산이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얇게 썬 양고기를 육수에 익혀먹는 훠궈(火鍋) 요리 붐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양모용 양생산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이 달리다 보니 수입이 늘 수밖에 없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양고기 수입량은 33만t에 달했다. 5년간 3배로 늘어났다. 세계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양이다.

수입처는 주로 호주와 뉴질랜드다. 양모생산 세계 1위인 호주와 3위인 뉴질랜드의 양 사육 농가들은 중국의 양고기 수입이 늘자 양모용 양 사육을 식용 양 사육으로 바꾸고 있다.

호주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호주의 양모생산량은 43만5000t으로 세계 생산량의 20%였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30%나 감소한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니 값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 2014년 양모 가격은 10년 전에 비해 40% 올랐다. 뉴질랜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엔화약세도 한몫해 수입가격도 상승했다.

신사복값도 올랐다. 총무성의 도ㆍ소매물가통계조사에 따르면 양모를 사용한 섬유제품값도 오르고 있다.

도쿄도내 23개 구(區)의 3월 현재 남성용 여름 정장 가격은 2만8318엔(약 30만2000원)으로 작년 3월보다 15.7% 상승했다. 여성용 가을ㆍ겨울 정장도 2월 기준 2만4050엔(약 25만6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9% 올랐다. 바지와 치마, 여성용 스웨터값도 4.8~19.9% 올랐다.

나가사와 노리오(長澤則夫) 일본 양모협회 전무는 “호주 등 주요 양모 생산국들이 양모용 양 생산을 갑자기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급격히 높아져 수입가격이 내리지 않는 한 신사복 등 양모제품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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