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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앞둔 소말리아… 다시 짙어지는 이슬람 무장세력 그림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소말리아가 오는 8월 총선과 대선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가 다시 활개를 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산 셰이크 모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는 최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알샤바브 반군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샤바브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로, 최근 수년 동안 미군의 공습 등에 힘입어 소말리아 주요 도시에서 주둔지를 잃으며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 최근 사망한 하산 알리 두후레를 포함해 지도자들도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또 아프리카 북부에서 맹위를 떨친 IS가 점차 세력을 남쪽으로 넓히며 존재감도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소말리아를 깜짝 방문하고 양국 관계 회복에 나선 것도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알샤바브가 저지른 테러의 목록을 보면 그 기세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20명의 사망자를 낸 모가디슈 총기 난사, 2월 최소 3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레스토랑 연쇄 폭탄테러, 같은 달 일어난 여객기 폭발 테러 등이다.

미군의 드론 공습 등으로 알샤바브 조직원이 꾸준히 학살되고 있음에도 알샤바브가 계속해서 활개를 치는 것은 어린 조직원들이 끊임없이 수혈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넘는 내전으로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는 그나마 교육과 직업을 제공하는 얼마되지 않는 단체다. 모하무드 대통령은 “우리는 젊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 줄 자원이 없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알샤바브와 일선에서 맞서 싸워야 하는 공권력마저도 제대로 된 월급과 무기 등을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하무드 대통령은 “정부는 군인에게 임금과 무기를 동시에 줄 수 없는 상황이다”며 “우리는 이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소말리아 군인 7000명에게 매달 100달러씩을 소득보전 명목으로 주고 있지만, 사실상 이것이 군인들의 소득 전부다. 2014년 알샤바브로부터 탈환한 소말리아 남부 자라락시의 사례는 알샤바브 주둔지를 빼앗기만 해서는 소말리아를 ‘정상국가’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소말리아 정부는 자라락시의 치안관리를 위해 고작 10명의 경찰관만 그곳으로 보냈다. 경찰관은 탄약은 물론 무기도 제공받지 못했다.

그러나 서방 전문가들은 이미 충분한 원조가 제공됐음에도 부패 때문에 다른 곳으로 전용된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소말리아의 공식 병력은 2만2000명으로 기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1만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감시단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소말리아 군대가 식량과 군수품을 더 지원받기 위해 병력을 부풀렸다고 밝혔다.

소말리아 전문가인 매트 브라이든은 “원조 국가를 중심으로 소말리아 군대에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재고려하고 있다”며 “모하무드 임기 3년 중 첫 두 해 동안 거의 맹목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이제 그것이 먹히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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