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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깜짝실적]‘나 홀로 깜짝 흑자’ 삼성전자 반도체의 힘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1분기 2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달에만 6%이상 떨어지고 있는 반도체 가격, 후발 주자들의 공격적인 증산, 여기에 정부의 노골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가세까지 최악의 시장 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만의 ‘놀라운 경쟁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휘했다.

7일 삼성전자는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내용으로 하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한 달만에 1000만대 이상 팔린 신제품 갤럭시S7, 그리고 합리적 가격에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으로 인정받은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 중저가 시장의 제왕 갤럭시J 시리즈가 고루 선전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문이 원동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약 2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3조원으로 추정되는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더욱 주목했다.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까지 부진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슬품을 완벽하게 가려준 존재였다. 1분기 3조4000억원, 3분기 4조6500억원, 4분기 2조9800억원 등 분기 평균 3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이다.



하지만 올 1분기 전망은 밝지 못했다.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이 지난 3달간 1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는 반도체 시장 환경이 문제였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DDR4 4Gb의 제품 가격은 지난 2014년 11월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3월 한달 동안만해도 전월 대비 6.12%가 더 떨어지며 1.3달러에서 1.4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그나마 수요가 늘고 있다는 낸드플래시(64Gb MLC 기준) 가격 역시 지난해 말 평균 2.1달러를 기록, 3개월 전에 비해 7.49%, 1년 전에 비해 23.91%가 하락했다. 대부분의 생산 업체로써는 원가 보존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래도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이 가능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다.

이 같은 시황 부진은 이미 몇몇 후발 업체들을 ‘어닝 쇼크’로 몰고갔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적 집계 결과 1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이 분기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13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일본의 도시바 역시 적자가 예상된다.

주영돈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반도체 시장은 지난 4분기보다 더 좋지 않다”며 “반도체가 주로 쓰이는 PC 등 IT 디바이스 시장 자체가 현재 비수기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요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도 “반도체 수요처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PC, 스마트폰 부문 수요가 특히 올해 좋지 않았다”며 “이 같은 기조는 올 1분기 더 심해질 것”이라고 잿빛 전망만 내놨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만으로 거둔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수준 수준의 영업이익은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인 셈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 D램 출하량은 당초 제시한 가이던스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출하량 증대보다는 이익률 확대에 중점을 두고 공장을 운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순간 달러당 1250원까지 오르기도 했던 환율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이익 확대에 한 몫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10나노 대 D램의 양산은 이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남다른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좋은 예다. 경쟁사들이 아직도 수율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20나노 공정을 일찌감지 안정화 시킨 삼성전자는 올해 2월부터 10나노급(18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같은 제품을 경쟁사 대비 20% 이상 싸게 만들 수 있는 구조다. 낸드플래시 역시 3세대(48단) V낸드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최상의 성능과 가격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퀄컴의 신형 AP 스냅드래곤 820이 1분기 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출하에 들어가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도 한 층 탄력 받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의 3대 축 모두가 탄탄한 실력을 자랑한 결과다.

심지어 환율도 삼성전자 반도체의 편에 섰다. 한 때 1250원까지 올라갔던 원달러 환율은 1센트, 10센트까지 따지며 경쟁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10% 가량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무기가 됐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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