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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깜짝실적]스마트폰과 반도체 ‘황금비’가 만든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B2B 핵심 부품 소재와 스마트폰, TV 등 B2C 소비재의 조합이 만든 삼성전자의 ‘황금비’가 다시 한 번 빛났다. 반도체와 LCD 시장 가격이 급락하며 세계 유수 경쟁사들이 대규모 적자의 늪에 빠졌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의 선전으로 안정된 영업이익을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7일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내용으로 하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10.4%나 증가했다. 심지어 전자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지난 4분기와 비교해서도 영업이익은 7.5%가 늘었다. 1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업계 통념이 무색해진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 같은 삼성전자 1분기의 눈에 띄는 영업이익은 스마트폰이 이끌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에 올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6조60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3조5000억원에서 4조원이 스마트폰 사업을 필두로 태블릿과 노트북을 팔고 있는 무선(IM)사업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3월 한 달 동안에만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가까이 팔린 갤럭시S7과,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 등 프리미엄 및 중고가 스마트폰이 고루 잘 팔린 결과다.

지난해 스마트폰의 부진을 뒤에서 벌충했던 반도체도, 당초 우려보다는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증권 업계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을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내외로 분석했다. 이달 초 예상했던 2조원 초반보다는 20%에서 50%까지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계속되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최근 1년6개월 이내 가장 저조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추세 예측은 정확했다. 2조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지난해 4분기, 또 4조650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익을 거둔 지난 3분와 비교해서는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이번 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 이래 최저 수준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DDR4 4Gb의 제품 가격은 지난 2014년 11월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3월 한달 동안만해도 전월 대비 6.12%가 더 떨어지며 1.3달러에서 1.4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왠만한 생산 업체로써는 원가 보존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시황 부진은 이미 몇몇 후발 업체들을 ‘어닝 쇼크’로 몰고갔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적 집계 결과 1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이 분기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13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 D램 출하량은 당초 제시한 가이던스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출하량 증대보다는 이익률 확대에 중점을 두고 공장을 운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순간 달러당 1250원까지 오르기도 했던 환율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이익 확대에 한 몫 했다. 또 D램과 함께 반도체 사업의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한 것도 큰 기여를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과 반도체 사업의 ‘상호 보완’ 관계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2014년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는 분기 평균 2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회사 전체적으로 연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사라진 셈이다. 하지만 실제 삼성전자의 실적은 평균 이상을 유지했고, 그 1등 공신은 반도체 사업이였다. 스마트폰의 전성기인 2014년 1분기 1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는 분기 평균 3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약 6조원을 추가로 벌어드린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인 소비제인 스마트폰과, 역시 재료소제 대표 제품인 반도체의 사이클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전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흐름을 안정되게 이끌고 있다”며 “2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든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시황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는 쌍끌이 어닝서프라이즈도 예상 가능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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