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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검은돈’ 연결고리…세계를 뒤흔든 모색 폰세카
조세피난처 고객만 21만여곳…캐머런·푸틴·시진핑 등 위기 ‘권력지형’까지 바꿀지 주목


파나마 최대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의 유출 문건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 곳곳의 유력 정치인과 유명인들이 줄줄이 엮인 가운데 연루 국가들은 즉각 세무조사에 착수할 뜻을 밝혔다.

유명 인사와 권력층에 실망한 국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파문이 커지면서 모색 폰세카의 문건이 정치ㆍ경제의 지형도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련기사 9면

문건만 약 1150만건이다. 그간 공개된 세금 회피 실태 자료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연루된 고객의 수는 1만4153명에 달한다. 이 중 전 세계 전ㆍ현직 정상이 12명에 이른다. 모색 폰세카가 페이퍼 컴퍼니 등을 설립하며 업무를 봤던 고객사의 수는 21만4488곳이다.

자료의 규모 만큼 파장은 크다. 우선 정직과 신뢰를 내세우며 표심을 쓸어간 정치권에 파란이 일고 있다. 모색 폰세카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직면했다. 반(反)부패를 외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매형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부친 이언 캐머런이 모색 폰세카를 통해 돈 세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비판의 중심에 섰고, 측근들이 2조원 넘게 자금을 거래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유례없는 벼랑 끝에 섰다.

이에 따라 모색 폰세카의 문건이 권력 균형의 대이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루 국가들이 재빠르게 세무조사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이미 권력층은 흔들리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세청은 원본자료 입수 후 혐의가 포착되면 정식 세무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씨를 포함해 한국에서는 200여명이 고객 명단에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자국 부유층 800여명이 연루된 호주 국세청도 조사에 착수할 뜻을 밝혔고,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도 조사에 나섰다. 파나마 정부는 협력을 약속했다.

파장이 커지면서 이번 스캔들이 ‘투명성’을 제고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월 파나마는 새로운 국제 투명성 규칙을 받아들이는 데 합의하지 않았다. 바레인, 나우루, 바나우투와 함께였다. 이번 파문으로 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일명 조세회피처 지역들에 대한 압력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투명함을 관철시킬 국제적 명분이 마련됐다는 의미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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