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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복이 이탈리아 오페라를 만나면…
-서울시오페라단 ‘사랑의 묘약’ 의상 디자이너 로잔나 몬티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서울시오페라단(단장 이건용)이 오는 5월 4일부터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올린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오페라 부파(Opera buffaㆍ희극 오페라)로, 서울시오페라단의 올해 야심작이기도 하다.

시골 마을 부유한 가문의 딸 아디나와, 그녀를 사랑하는 가난한 청년 네모리노, 여기에 아디나와 결혼하려는 장군 벨코레가 등장하고 가짜약을 파는 돌팔이 약장수 둘카마라의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이탈리아의 여성 연출가 크리스티나 페쫄리(Cristina Pezzoli)가 연출을 맡은 서울시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은 이탈리아 오페라에 한국 전통을 접목시켜 동화적인 감수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랑의 묘약’의 의상 디자이너 로잔나 몬티가 무대 의상 가봉을 손질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오페라단]
‘사랑의 묘약’의 의상 디자이너 로잔나 몬티가 무대 의상 가봉을 손질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오페라단]

지난해 11월 연출가 페쫄리가 방한했을 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김홍도의 작품을 본 후 이와 같은 콘셉트가 정해졌다. 특히 배우들의 무대 의상에서 한국 전통과 이탈리아 고전의 만남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8일 한국의 의상 제작팀과 사전 회의를 위해 방한한 ‘사랑의 묘약’ 의상 디자이너 로잔나 몬티를 만났다. 이탈리아 루카 카레토 극장, 루카 자글리오 극장 등 유럽 주요 극장에서 무대 의상을 담당했던 디자이너다. 몬티가 서울시오페라단과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몬티는 이번 의상 콘셉트에 대해 “한국 전통의상에서 영감을 받되 전통에만 묶여 있지 않은 제 3의 의상으로 동화적인 요소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림 속 한국 농민들의 모습에서 과거 유럽 농민들의 모습과 공통분모가 많다고 느꼈다”며 “한국 전통의상의 선이나 색채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유럽인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또다른 결과물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 자칫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사극 오페라를 현대화하면 음악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고전을 흐뜨러트리지 않으면서도 고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게 판타지 요소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몬티의 설명에 따르면 시골 마을에서 가내수공업으로 꾸밀 수 있는 것들, 이를 테면 짚이나 야채, 들풀 같은 소재를 이용해 축제 의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그 시대 농촌 마을의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의상과 함께 무대도 주목할 만하다. 페쫄리와 20대부터 함께 해 온 무대디자이너 지아코모 안드리코가 이번 작품에 참여한다. 토리노의 레죠극장과 마드리드의 레알극장에서 연출 마우로 아보가드로와 제작한 ‘몽유병의 여인’의 무대를 맡았던 디자이너다. 2006년부터 브레샤 예술감독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밀라노 국립미술원 무대미술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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