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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품정보 스마트 워치로 한눈에…車 불량률 0%대 도전
‘혁신 3.0’현장을 가다- 현대차 아산공장

수출국별 부품 달라 정확성 요구
車 공장 최초 웨어러블기기 도입
7개차종 한라인서 조립 혼류생산



나라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수출과 내수 부진이 계속되며 창고에 쌓여가는 상품이 점점 늘고 있다. 제조업이 살아나지 못하자 국민소득도 6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그래도 아직 절망적이라 하기엔 이르다. 아직도 곳곳에는 혁신을 일구기 위한 담금질이 멈추지 않는 생산현장이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1만개의 스마트 공장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조업 혁신 3.0’전략을 추진 중이다. 제조업 현장의 모든 생산과정을 정보통신(ICT)기술과 융합해 최소의 비용과 시간으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4차 산업혁명’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각 분야에서 제조혁신을 추구하는 현장을 조명하고, 어렵더라도 위기극복을 위해 끊임 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담고자 한다. 제조업이 살아야 나라경제가 산다. 쏘나타, 그랜저 등 현대차의 대표적인 세단을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 이곳을 방문해 의장부 도어라인에 들어서니 이색적인 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일종의 스마트워치로 손목시계만한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함께 몸에 지닐 수 있도록 검은 밴드가 채워져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각기 다른 자동차 문짝들이 올 때마다 기기 화면에 암호와 같은 정보들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도어라인 근로자들은 손목이나 팔뚝에 이 기기를 차고 수시로 화면을 확인하면서 분주하게 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산공장의 의장라인 도어서브공정에서 작업자들이 스마트 워치를 통해 조립에 필요한 사양정보들을 받아 작업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최초로 생산라인에 웨어러블기기가 도입됐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물류 작업에서 쓰이던 기기를 스마트워치 형태로 응용해 작년 12월부터 의장부에 처음으로 시범적용했다. 불량률을 최대로 낮추고 품질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묘수’다. 현대차가 해외에 공장을 세울 때 항상 표준모델이 되던 아산공장이 또 한 번 혁신을 위해 한발 앞서갔다. 친환경, 스마트팩토리로 각광받는 현대차 아산공장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 주목된다.

아산공장은 하나의 라인으로 쏘나타, 그랜저, 아슬란 등 총 7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생산 방식의 생산기지다. 연간 30만대의 자동차를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모델로 꼽혀 국내외 연구기관, 산업체 등에서 연간 6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다.

이런 아산공장이 ‘휴먼에러’를 제로에 가깝게 줄이기 위해 스마트워치를 도입하며 생산방식을 또다시 선도하고 있다. 7종의 차량이 수시로 바뀌며 라인을 따라 움직이다보니 차종별로, 수출국별로 들어가야 할 부품이 제각각이다. 이미 각 모델에 맞는 부품 정보가 작업장 모니터에 표시되지만 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특성 상 고정된 모니터만 보면서 일하다보면 부품이 바뀌거나 장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산공장 차체공장에서 자동화 로봇들이 쏘나타, 그랜저, 아슬란의 차체 바디에 도어를 장착하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항상 몸에 지니며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스마트워치가 보급된 것이다. 공정 중 자동화율이 가장 낮은 의장공장부터 적용됐다. 스마트워치는 기존 모니터와 라디오주파수 방식으로 통신하며 부품 정보를 알려준다. 3가지 항목이 표시되는데 위에서부터 차종, 부품명, 세부정보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 근로자는 모니터를 미처 못보더라도 이를 통해 정확한 부품장착을 할 수 있다. 이중으로 스크린하는 기능을 하는 셈이다. 이상훈 아산공장장(전무)은 “같은 차라도 어떤 나라에 수출하는가에 따라 부품이 다 달라 스마트워치에 표시되는 알람을 통해 조립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아직은 1.2% 정도의 불량률이 나오는데 스마트워치를 통해 50% 이상 절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스마트워치 도입효과가 나타나면서 아산공장은 지난주부터 적용 라인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아산공장은 오는 8월부터 사람이 하던 도장 표면 검사를 로봇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 역시 국내 최초다. 이 공장장은 “현재는 근로자가 도장공장에서 도색할 때 표면에 오물이나 먼지가 뭍는지 육안으로 판별했지만 더욱 정교한 검사를 위해 로봇이이 업무를 맡을 것”이라며 “현재 로봇은 거의 개발돼 시운전에 들어갔다. 신기술을 계속 도입해 다른 공장에도 전파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산공장의 자동화율은 ‘스마트팩토리’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차체 내 용접 공장은 100%, 도장공장은 70%, 의장공장은 14%다. 자동화율이 높다고 해서 고용창출 효과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아산공장 인력은 2000년 2050명, 2006년 2600명, 2010년 2700명, 올해 현재 2991명 등 해마다 고용인력이 늘고 있다. 여기에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아산공장 인력은 4000명이 넘는다.

또 1996년 공장설립부터 폐수를 100% 재활용하는 ‘무방류 시스템’을 적용했고, 1998년부터 주요 친환경 인증 5개를 받으며 아산공장은 깨끗한 자동차 공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 아산공장은 설립 20주년이라는 의미있는 해를 맞았다. 이 공장장은 “작년말까지 누적 483만대를 생산했는데 20주년을 맞는올해 9월이 되면 5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산=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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