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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번엔 ‘해외로밍’ 꼼수…제버릇 남 못주는 이통3사
이동통신 3사의 못된 버릇은 여간해선 고쳐지지 않을 듯하다. 불과 며칠 전 이통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값비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실제로는 일정 사용량을 넘어서면 속도가 느려지는 ‘무늬만 무제한’으로 밝혀져 곤욕을 치렀다. 과징금 등 처벌을 받을 상황이 되자 이들은 동의의결안을 만들어 보상을 약속했다. 피해자가 2500만명에 육박한다니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보상하지 않고 시한부 데이터 쿠폰으로 제공하는 꼼수를 부려 가입자와 소비자단체가 반발을 초래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이통사들은 여전히 ‘눈속임 상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시 사용하는 데이터로밍도 무제한이라고 고객을 유인했지만, 이 역시 고작 100메가를 쓰고 나면 느린 속도로 변하는 상품이었다.

이통사를 상대로 고객이 제대로 휴대폰을 사고, 적절한 요금제를 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모르면 ‘호갱’되는 것이고, 아는 만큼 싸게 산다. 게다가 단통법은 알뜰한 소비자들의 손발을 묶어버렸다. 실제로는 할부금을 다 받으면서 공짜폰으로 홍보하는 대리점들의 마케팅행태에도 이통사는 눈을 감았다. 단통법 덕분에(?) 지원금이 줄어 이통3사의 수익만 늘었다. 소비자들은 ‘고르게 비싸게 사라고 만든 법이냐’며 반발했고, 휴대폰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으며 문닫는 대리점이 속출했다. 요금제도 IT용어에 밝지 않은 소비자들은 이해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문제가 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나, 무제한 데이터로밍 상품의 경우 ‘일정 사용량을 넘어서면 3G나 저속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없는 곳에 명시해놓기도 했다. 이래놓고 ‘무제한’이라고 과장광고를 하다 뿔난 소비자들의 신고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제 휴대폰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음원유통 플랫폼 사용료로 정작 노래한 가수보다 수 십배 폭리를 취하고, 통화-문자-데이터를 묶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게 한다. 또 거부할수도 있는 국가기관의 통신자료 요청에 순순히 자료를 넘겨주고 있다. 소비자의 프라이버시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통신사가 생기기 전에는 소비자들에게 대안이 없다. 이동통신 3사가 배짱을 부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꼼수로 처벌을 피하려는 이통 3사에게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 향후에도 소비자의 불만이 생길 수 있는 이통3사의 고질적인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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