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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막장·셀프 공천에 이합집산… 극에 달한 정치불신
정치판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공천은 원칙과 기준없는 계파간 권력 다툼으로 변질됐고, 이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자는 거리낌없이 상대 정당 문을 두드리고 있다. 평소 그들이 입이 닳도록 말하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권력과 배지만 보일 뿐이다. 각 당 대표들은 이런 잘못을 바로잡을 리더십은 고사하고 내 편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 경제인이 ‘정치는 3류’라고 평가해 곤욕을 치렀지만, 3류는 커녕 4,5류 수준이라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런 정치라면 불신과 혐오는 더 깊어지고 나라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마땅치 않은 것은 철학도 소신도 없는 정치인의 이합집산이다. 큰 선거 때면 으레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엔 유독 더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영 의원은 새누리당에서만 3선을 지냈다. 그런데 공천에서 배제되자 다음날 곧바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그게 ‘정치적 소신’이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새누리당의 공천이 공정하지 못했다면 그 당에 남아 문제점를 개선하는게 진정한 정치인의 소신이다. 그래야 재기의 기회도 모색할 수 있다. 하긴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만들기’ 1등 공신이었고, 과거 민주당에서 각료와 고위 당직을 거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새누리당 선대위원장 물망에 올라있으니 ‘도긴개긴’이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비례대표 셀프 공천은 그야말로 정치 혐오의 완결편이라 할 만하다. 그가 더민주에 영입돼 짧은 시간내 많은 개혁적 성과를 이룬 건 자타가 인정하는 바다. 불만스럽더라도 기존 세력들이 그의 혁신을 받아들인 건 “나는 사심이 없다, 의원직에 관심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었으니 당 관계자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도 배신감이 감추기 어렵다. 결국 자신의 입신을 위해 당과 국민을 우롱한 것이나 다를 게 없다.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원내 진출을 모색하던 이른바 ‘진박 세력’들이 대거 경선에 탈락했다. 그것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지역이 가장 많았다. 막장으로 일관한 새누리당 공천에 대한 응징이자 싸늘한 민심의 반영이다. 유권자인 국민들은 겉으로는 무관심한 듯해도 모든 걸 다 보고 있다. 자신과 계파의 이해에 눈이 멀어 민심을 살피지 못한다면 20여일 뒤 총선 결과가 어떨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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