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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적으로 바뀐 美 연준…‘물가’에 초점, 다음 금리인상은 6월에나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1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중국발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목표치를 한참 밑도는 미국 내 물가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다.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금리 인상이 여러 번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호를 주면서 Fed의 결정이 점차 현실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는 15~16일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현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성명을 통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도 지난해 말 예측치인 2.4%에서 2.2%로 낮췄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내에서는 고용보다 물가 지표에 초점을 뒀다. 고용 시장이 계속 개선되는 데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가 늘어날 조건이 마련됐는데도 지난달 소매 판매가 감소하는 등 여전히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Fed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달 간 인플레이션율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를 한참 밑돌고 있다. 시장의 물가상승률 기대치도 “여전히 낮다”고 밝혔다.

중국발 경기 둔화를 필두로 둔화돼 가고 있는 국제 경기 상황 또한 금리 동결의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중국은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회의를 통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로 하향 조정하면서 중속 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공식화했다. 중국 수요 감소에 따라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지속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Fed는 지난해 9월 금리 동결 당시에도 ‘중국 리스크’를 언급했다.

금융 시장 안정화 또한 주된 고려 사항 중 하나다. 중국발 악재에 크게 타격을 입은 유가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유럽과 일본 등은 미국과 반대로 마이너스금리를 적용하면서 미국과 정책 방향의 차이를 키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 시장이 금리 인상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불안정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Fed는 지난 1월 회의 때도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우려하며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Fed의 결정이 보다 현실적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시기상조라는 논란이 컸던 금리 인상 당시와 달리 미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과신을 버리고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다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둘기파답다는 평가를 받은 향후 금리 인상 방향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재닛 옐런 Fed 의장 등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금리 인상이 두 차례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권고됐던 4차례의 절반 수준이다. 기준금리의 인상속도는 “점진적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에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0.9% 수준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예측치인 1.4%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Fed는 기준금리가 오는 2017년 말까지 1.9%, 2018년 말까지 3.0%에 이르며, 장기적으로 3.3%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오는 6월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중함에 방점을 둔 이번 Fed의 결정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이 충분한 대비를 시간을 남겨둠으로써 향후 금리 인상에 보다 속도를 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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