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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대북제재안’에 쪼들린 북한, ‘억류자’ 협상카드 들었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또다시 ‘억류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은 과거 핵실험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가해질 때마다 미국인들을 억류해 협상카드로 사용해왔다. 16일 오토 웜비어(21) 미국인 대학생에 15년의 노동교화형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의 이시마루 지로(石丸 次郎) 북한 전문가는 최근 소식통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과한 새로운 대북제재안으로 인해 북한 내 곡물을 포함한 필수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지난 2일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이 16일 웜비어에게 내린 선고는 2012년 억류당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와 2009년 ‘미국인 여기자 억류사건’의 주인공인로라 링과 유나 리를 연상케 한다. 2009년 중국 당국은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를 억류하고 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했다. 북한은 두 기자에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당시 북한은 2차 핵실험 강행 후 국제사회가 발의한 제재안으로 경제적인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결국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특사로 파견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면담에 나섰다. 로라 링과 유나 리는 6개월 만에 풀려났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현안 문제들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됐다”며 “대화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자료=CBS 방송 캡쳐]

2012년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케네스 배는 2000년 들어 붙들린 미국인 중 최장시간동안 북한에 붙잡혀 있었다. 케네스 배는 보안검색 중 북한에서 찍은 “꽃제비 사진”이 발각돼 ‘반공화국 적대행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북한은 배 씨에게 미국 정상급 인사가 방북할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자 배 씨를 삭발시키고 수의를 입혀 언론에 공개했다. 배 씨는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북하면서 석방될 수 있었다. 과거 북한에 구류됐던 미국인들은 북한이 조사과정에서 “풀려나고 싶다면 전직 대통령이나 고위 인사에게 방북할 것을 호소하라”고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웜비어에게 내려진 15년 형 역시 최근 수위가 높아진 대북제재를 타계하기 위한 북한의 ‘꼼수’일 가능성이 높다. 미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14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한 새로운 대북제재안이 북한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킹 특사은 안보리 제재로 인해 북한과 거래하던 기업과 은행 등이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 북한의 수입 여건이 과거보다 한 단계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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