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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스포트라이트’ 영향?…가톨릭 집단 성폭행 사건 봇물, 이 달만 3건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가톨릭 사제의 집단 아동 성폭력을 은폐하려는 지역 사회와 이를 파헤치려는 언론의 실화를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개봉한 이후, 그간 숨겨졌던 가톨릭 사제의 성폭력 사건들이 줄지어 적발되고 있다. 이달 들어 밝혀진 것만 벌써 세건째다.

펜실베니아 주 검찰은 안토니 크리스시텔리(61), 로버트 디아베르사(69), 길레스 시넬리(73) 등 세 명의 프란체스코 수도회 수도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및 범죄 은닉 혐의로 기소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 수도사는 같은 지역의 스테판 베이커라는 수도사가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 80여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베이커 수도사는 1990년대까지 오하이오의 한 고등학교 등에서 근무하며 체육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유인해 성폭행했다. 시넬리 수도사는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그를 아이들로부터 격리시키는 대신 펜실베니아의 다른 고등학교로 전출시켰고, 베이커 수도사는 그곳에서도 수십명의 아이들을 성폭행했다. 디아베르사 수도사는 같은 일이 재차 일어났음에도 베이커 수도사를 청소년 연수 프로그램이나 대학 등으로 보내 아이들과 접촉할 기회를 계속 만들어줬다. 물론 이곳에서도 베이커 수도사는 성폭행을 저질렀다.


[사진=게티이미지]

예시바 대학의 헌법 학자 마시 해밀턴은 성폭행을 저지른 당사자가 아닌 감독 책임이 있는 성직자까지 기소한 것은 미국 내에서도 세 차례밖에 안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라며 “희생자들을 지지한다는 실질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건은 너무 오래 숨겨져 있었던 탓에 처벌받지 않은 채로 넘어가고 있다. 이달 초 펜실베니아 검찰이 밝혀낸 또 다른 성폭행 사건이 그렇다.

펜실베니아 검찰은 알투나-존스타운 교구에서 성직자 50여명이 40여년 동안 어린이 수백명을 성적으로 학대해 온 사실을 교구의 비밀문건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베이커 수도사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 당시에도 교구를 이끈 제임스 호건ㆍ조지프 애더멕 주교는 범행을 은폐하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에더멕 교구장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애무는 1만~2만5000 달러’ ‘구강성교는 2만5000~7만5000 달러’ ‘강제성교는 5만~17만5000달러’ 등 배상 금액표를 만들어 피해자들을 입막음했다. 이제는 이 모든 일이 드러났지만, 가해자 대부분이 사망했거나 공소시효가 지나 여전히 누구도 처벌받지 않는 것만은 동일하다.

한편 프랑스에서도 리옹 교구 신부였던 베르나르 프레이나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교회 소년단원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이러한 사실을 보도한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는 프레이나가 혐의를 인정했으며, 가톨릭당국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성추행 피해자들은 2002년부터 리옹 교구 대주교로 있는 필리프 바르바랭 추기경 등 교회 고위 관계자들이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면서 고발했고, 법원 역시 은폐 여부에 대해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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