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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알파고 5국, 복잡한 수싸움 ‘유종의 미’ 노린다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15일 마지막 대국을 진행한다. 지난 13일 진행된 4국에서 이 9단은 특유의 ‘비틀기’ 전략으로 알파고의 숨통을 죄였다. 5국에서도 이 9단은 ‘이세돌 식 바둑’의 진수를 통해 AI를 누른다는 계산이다.

▶알파고의 헛점 파악한 이세돌 ‘신의 한수’=알파고는 앞선 이 9단과의 3국에서 촘촘한 수읽기로 승세를 가져갔다. 4국에서 이 9단은 전략을 새롭게 짰다. 소규모 교전에서 알파고의 판세읽기에 번번히 당했던 이 9단은 동시 다발적인 싸움을 유도했다.

경기를 이 9단이 주도해 나갔다. 과감하게 흑돌을 끊고 알파고 에게 선택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알파고는 연이어 어이없는 수 를 연발했다. 좌하귀에서 백 두 점 사이에 흑을 끼워넣더니, 우변에 이유없이 1선으로 돌을 늘었다.

승부처는 78수였다. 이 9단이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수를 내놓자 알파고는 혼돈에 빠졌다. 알파고는 해설자들이 “의 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하는 악수를 차례로 두면서 승리 가능성을 잃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구글 딥마인드 CEO 역시 “79수때 승리 가능성이 70%대였지만 87수에는 급전직하 했다”라고 전했다. 이 9단의 78수가 ‘신의 한 수’ 였음을 시사했다.

이 9단은 경기 직후 “알파고가 생각지 못했던 수에 대해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라며 알파고를 평가했다. 또 “알파고가 (선수 인) 흑을 백보다 더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간파했다 .

전문가들은 이날 대국에 대해 “알파고가 그랬듯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승부 속에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전략의 예기치 않은 변화로 알파고에게 혼란을 준 것이 결정적 요인이란 것이다.



▶남은 5국의 향배는? 이세돌의 필승 전략은=이 9단은 앞선 3국에서 연패를 거듭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행보(1국), 철저한 실리 위주의 대응(2 국), 약점으로 지목한 ‘패’를 활용하려는 전략(3국)이 모두 무위로 끝났다.

그러나 4국에서 주도적인 플레이가 오히려 알파고의 연산에 오류를 부채질했다. 이 9단이 ‘자신의 바둑’을 둘수록 알파고가 더욱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또 알파고가 백보다 흑을 선으로 잡을 때 어려워 한다는 점과 예상치 못한 수가 나올 때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간파했다 .

마지막 대국이 열리는 오는 15일, 이 9단은 흑돌을 들고 알파고와 승부를 펼친다. 이번 대국은 알파고가 중국 기보를 익힌 만큼 중국 룰을 따른다. 중국 룰에서는 백돌을 선으로 잡는 것이 더 유리하다.

향후 5국에서는 알파고가 어느정도 이 9단의 ‘비틀기’ 전략에 대처할 지가 관건이다.

하사비스는 “이세돌의 전략에 끌려갔다”라며 “이번 경기를 통 해 알파고의 단점을 추가로 파악할 수 있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알파고를 개선할 수 있다. 꼭 반영하겠다”라고 밝혔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알파고가 넓은 공간에서 복잡한 싸움을 할 때 실수가 나온다”며 “5국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공략한다면 이세돌 9단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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