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3연패의 좌절 끝에 값진 1승을 따내면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감과 좌절감을 한순간에 뒤집으며 희망을 제시해 일약 ’지구촌 스타’가 됐다.
이세돌 9단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관심은 점점 신드롬에 가까워지고 있다. 3~4시간 대국을 치를때의 침착함과 집중력 있게 바둑에 임하는 장면, 자신의 실력을 낮춰 말하는 겸손한 인터뷰는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처럼 태도나 실력 면에서 완벽에 가까워보이는 이 9단에게도 다소 의외의 모습은 있다.
대국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는 나오는 그의 목소리가 30대 일반 남성과는 달리 다소 가늘게 들린다는 점이다. 긴장을 한 탓에 목소리가 갈라지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변성기가 오지 않은 미소년의 목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이 9단은 전남 신안군의 비금도라는 섬 출신으로, ‘금수저’와는 거리가 멀다. 프로 입단 1년 만인 14세 때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로 실어증을 앓게 됐고, 후유증으로 기관지가 상해 현재의 얇은 목소리가 됐다. 그는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실어증을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한계적 상황에서도 이 9단은 세계 대회에서 18차례나 우승한 최고의 기사가 됐다. 이 때문에 그가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는 각계각층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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