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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힌두 민족주의자, 반바지 벗고 긴바지 입는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누런색 반바지에 흰색 셔츠, 검은 모자 그리고 대나무 막대기… 인도 관련 사진을 보면 이런 복장으로 퍼레이드를 벌이는 집단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925년 창단된 최대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인도 민족봉사단(RSS)이다. 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출신 단체이자 지지 기반인 이 단체가 복장 규정을 바꿔 긴바지를 입도록 할 예정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지난 주말 (RSS의) 드레스코드가 화제가 됐다”며 RSS가 조만간 반바지 대신 갈색 긴바지를 입도록 규정을 바꿀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출처=indiatoday]

RSS의 지도자 중 한 명인 바하이야지 조시는 “긴 바지가 일상 생활에서 더 보편적이기 때문에 수용했다”며 “우리는 시대에 맞춰 움직이는 단체다”라고 설명했다.

RSS의 복장은 종종 놀림꺼리였다. RSS를 비판하는 이들은 단체의 차림새를 비꼬아 단원들을 ‘chaddi(짧은 남성 팬티)’라는 별명으로 부르고는 했다. 이는 RSS가 젊은 조직원들을 포섭하는 데 장애물이 됐고 이번에 긴바지를 수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RSS를 비판하는 이들은 SNS에서 “반바지가 아니라 생각을 바꿔라”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이번 조치를 조롱하고 있다. 1925년 K.B. 헤드게와르 박사가 인도 내 이슬람 세력이 뭉치는 데 위기감을 느껴 조직한 이 단체는, 인도의 전면적 힌두교 국가화를 목표로 삼고 있을 정도로 극우적인 성향이다. 1948년 마하트마 간디 암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2년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힌두교도의 이슬람교도 학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비판자들은 RSS의 이념이 세속적이고 자유분방한 인도의 다종교적 특성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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