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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신드롬] “우리 아이도 세돌처럼”… 사고ㆍ논리력 교육 관심 급증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1초에 10만 개의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다는 알파고(Alphago)와 이에 맞선 이세돌 9단이 바둑을 통해 인간 지능의 한계를 뛰어넘는 ‘묘수’를 보여주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직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 노동보다는 창의적이고 논리력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불안감이 숨어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성과를 얻기에 급급한 교육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알파고와 이 9단의 ‘대국’이 진행될수록 인공지능과 인간 두뇌의 사고 능력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한 맘카페의 한 학부모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두뇌대결을 보다 보니 지금의 주입식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자생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일산 지역을 대표하는 또다른 맘카페의 한 사용자 역시 “20, 30년 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한다는데 지금처럼 국ㆍ영ㆍ수 선행학습에 매진할 때는 아니라고 반성했다”면서도 “남들 다 하는데 안따라갈 수도 없고 어렵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고력과 논리력 증진을 위해 IT 교육을 하겠다는 부모도 있었다. 도심 서점에서 만난 주부 김모(42ㆍ여)씨는 ”중1 딸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살아갈 시대에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소멸되는 직업이 많을텐데 아이들을 과학이나 인공지능 쪽으로 능력을 키워줘야 할까 생각 중”이라며 “딸의 경우 방과후수업으로 컴퓨터 활용 능력을 배우고 있는데 앞으론 좀 더 전문적으로 코딩이나 소프트웨어를 배울 수 있는 학원을 보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는 “아직 애들이 그런 걸 배울 수 있는 학원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정보 부족을 토로했다.

단순히 IT 교육만으로 사고력과 논리력을 기를 수 없다는 고민도 있다. 주부 권모(41ㆍ여)씨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과학책을 읽히면서 흥미를 갖게끔 유도했다”면서도 “큰 아이는 과학에 적성이 맞아서 화학 쪽을 생각하고 있지만 작은 아이는 과학이나 IT 쪽은 안 맞는다고 해 고민”이라고 전했다. 논리력과 사고력을 필요로 한다고 모든 학생이 IT 업계로 뛰어들 수는 없다는 고민이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교육과정이 논리력과 사고력을 배양하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양대학교 알고리즘 동아리 알로하(ALOHA)의 이윤성 회장은 “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에서 ‘알고리즘과 순서도’라는 단원이 있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수능에 한 문제 나올까 말까하다는 이유로 대충 설명만 하고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과정이 이산수학과 선형대수의 기본이 되는 내용이어서 이후에 전산이나 컴퓨터공학으로 진로를 잡는 학생들에겐 필수적인 내용임에도 눈앞의 입시 결과 때문에 소홀히 한다는 것. 덧붙여 2018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의무화 되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해서도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는 비인기과목이 되어 또 다른 이름의 ‘자습 시간’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냐”며 우려했다.

민경찬 연세대 수학과 교수는 “창의력과 수학적 논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테크닉만으로는 새로운 체계를 구축할 수 없다”면서 “답만 빨리 찾는 것보다 같은 걸 하더라도 왜 이런 답이 나오는지, 단계마다 어떻게 넘어가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발전과 경쟁만 위해 달려오다 보니 교육의 기본 목표를 대학입시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며 ”학부모들이 공교육의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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