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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공습경보] “알파고 때문에…” 우울증…인간지배 현실화?
-이세돌 연패 당하지 놀라면서도 우울감
-시민들 “SF영화 같은 세상 올까 두려워”…
-전문가들 “인간과 기계 뛰어난 영역 달라”
-”두려움 대신 현실적 문제 주목해야” 지적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우울하다. 세상이 온통 우울해 보인다.

최정상 바둑고수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무력하게 지면서 이같은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 충격을 받은데다 인간 영역을 인공지능이 뛰어넘는다는 게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인공지능의 위력을 실감 또는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선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는 영화속에 있었을 법한 이 현실에 공포감과 함께 집단적 우울증에 걸린 듯한 느낌마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인간 최후의 영역’으로 여겨진 바둑에서 AI(인공지능)가 인류 대표를 꺾으며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점점 발전하는 AI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은 기계가 인류를 지배하는 모습’이 현실화되지 않을까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에서 비롯된 감정들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 관련 설명 이미지.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에서 ‘인류 대표’ 이세돌 9단이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첫 대국, 두번째 대국에서 패배하자 많은 시민들은 “스스로 인공지능을 발전시키는 형태라 경각심이 느껴진다”, “영화에서나 보던 인간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이 곧 실제로 등장할 것 같아 섬뜩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기계가 인간처럼 실수를 하지도,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뜻 모를 불안감은 더 크다.

물론 알파고도 인간이 만든 것인 이상, 인간의 영역 창조물의 결과이기에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고 해서 기계의 승리가 아닌 인간의 승리라는 해석도 있다. 구글 측도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서 벗어나게 만들 정도의 위로는 되지 못한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인공지능은 미래에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고,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엘론 머스크 회장 역시 “인공지능은 악마를 소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은 핵무기보다 위험하다”는 등의 극단적인 발언을 해가며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SF영화에서 보여지는 ‘강인공지능’(AGIㆍ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ㆍ인간급의 인공지능)에 대해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고, 오히려 인간이 기계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빼앗기는 상황과 같은 현실적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AI와 인류 문명 변화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예전에 비해 기계가 크게 발전했지만 그것은 도구적 측면에서 발달한 것”이라며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부분, 예술과 소통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 인간이 훨씬 앞선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각의 우려만큼 기계가 인간을 완전히 압도하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며 “이제는 ‘인간과 기계 둘 중 누가 이기냐’라는 문제 보다는 인간이 잘 하는 건 인간이, 기계가 잘 하는 건 기계가 하는 ‘인간과 기계의 협조’가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간과의 공존의 틀 속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다.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컴퓨터도 1초에 10억 번이나 계산이 가능하지만 어떤 사물을 인식하는 등의 ‘인지 능력’에서는 인간을 따라갈 수준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신약 개발이라든지 기계가 인간에게 도움이 될 때는 기분이 좋거나 별 생각이 안들지만 이번처럼 인간과 대결을 해 기계가 승리하는 그림을 보니 두렵게 느껴지고 기분이 나쁜 것”이라며 “AI의 발달이 가진자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되는 불균형과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부작용을 걱정해야지 공상과학 영화처럼 되지 않을까 두려워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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