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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vs 알파고 3국] 이세돌, 오늘 1승 건질까
-난공불락 알파고 맞서 그래도 희망 던지는 3가지 포인트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난공불락이다. 1, 2국까지 대국 내용을 보면 알파고는 완벽하다. 허점이 없다.

초반 포석도 튼튼하고, 중반이후 거대 집을 짓는 능력이 탁월하며 끝내기는 정말 완벽하다.

알파고와 대결을 받아들일때 이세돌 9단은 “5:0, 최소한 4:1로 이긴다”고 장담했지만, 2국까지 두고는 1승이라도 건지고 싶다는 말까지 내놨다. 최고 실력자임을 인정한 것이다.

바둑 전문가들은 이세돌이 1승이라도 거둘 지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한다. 그만큼 알파고 위력을 확인했고, 그 능력과 최상의 계산능력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알파고가 완벽하다는 것은 1, 2국 내용에서 그렇다는 것이며, 이세돌이 새로운 마음으로 무장해 특유의 강 대 강 승부를 벌이면 희망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알파고가 둔 의아한 수 중 1국때의 102번째 수나, 2국때의 37번수를 제외하고는 서너개는 최고수 답지 않은 수가 나온 것이 이의 근거다. 알파고 역시 실수를 할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이세돌이 선전할 수 있는 3가지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정석은 절대 안된다=바둑은 정석이 바탕이다. 3000년 이상 공력을 쌓은 바둑은 정석과 정석의 싸움이 많았다. 이기는 수는 정석이 됐다. 현대바둑의 정석은 최근들어 가장 성적이 좋은 기보를 바탕 둔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 앞에서 정석 운운하는 것은 패배나 다름없다는 게 1, 2국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알파고는 3000년 역사의 바둑 기보를 모두 학습했고, 이세돌 9단이 10년간 세계 최정상에 자리하면서 둬온 기보를 모두 섭렵했다. 알파고가 이 9단의 다음 수를 뻔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바둑은 변칙의 수로만 승부할 수는 없다. 이세돌이 정석에 치중한 수를 두되, 승부처가 되면 최대한 결정적인 변칙수를 찾아내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다만 알파고도 변칙수에 능하다. 더 큰 변칙수를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송태곤 9단은 해설을 통해 “인공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변화를 꾀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알파고는 다르다”며 “불리할때는 역전을 향해 승부수를 던지는 게 알파고이며, 2국까지 보면 변칙수에도 정말 능하다”고 평가했다.

중반 전에 승부를 걸라=유창혁 9단은 해설을 통해 알파고의 끝내기 수순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인간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다. 대국 종료때까지는 몇개의 실수를 범한다. 하지만 피로를 모르는 알파고는 마지막 수까지 완벽한 수순으로 진행한다.

유창혁 9단은 “2국에선 알파고의 중앙 승부수가 통하면서 이세돌 9단이 시간을 소모했고,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면서 끝내기에서 보이지 않는 실수 몇개를 했다”며 “이에 비해 알파고의 끝내기는 정말 말그대로 컴퓨터였다”고 했다.

이를 거꾸로 보면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기려면 중반 이전에 결정적인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사실 이세돌 9단은 힘이 강하고, 창조성이 발휘된 수를 내는데 정평이 있지만, 초반 포석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 프로기사들은 포석에 실수를 해도 끊임없이 추격하면서 결정적 한방을 내는 이세돌 9단을 경계하지만, 알파고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게 입증됐다.

이에 이세돌 9단이 초반포석에도 크게 신경 써야 하며, 중반 이전에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끝내기 상황까지 가도 일정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초읽기는 절대 안돼=알파고는 기계다. 놀랄만한 것은 알파고도 시간 배분에 본능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1국에서 알파고나 이세돌은 시간을 남겼지만, 2국에선 이세돌은 초읽기까지 몰렸다. 그렇잖아도 집계산에 밝은 알파고 앞에서 초읽기까지 몰리니 후반 실수가 생긴 것이다. 물론 결정적인 실수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미묘한 이세돌 실수를 알파고가 파고들어 최종 형세를 유리하게 이끌었다는 것이다.

2국에서 열대여섯집을 손해보고 열집 정도를 챙겼으나, 이는 선수(先手)를 잡기 위한 알파고의 고도의 작전이었음이 입증됐다. 결국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고 손해를 최소화하고, 나중의 이득을 위해 물러설 줄 아는 알파고의 능력이 발견된 이상 초읽기 상황까지 가면 이세돌의 절대적 불리를 예상할 수 있다.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바둑대결 3국은 12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다. 오후 5~6시 쯤이면 3국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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