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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의 끝인 줄 알았더니… 꽃샘추위, 왜 올까?
- 북서쪽 반짝 찬공기 유입…3월 한차례 더 올 전망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동안 영상 15도를 오르내리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 것도 잠시, 다시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때아닌 추위가 찾아왔다.

기상청은 9일 “전날 낮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됐다”며 “이날부터 영하 2~4도를 밑도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다 주말부터는 점차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이번 꽃샘 추위가 2, 3일 지속될 것이며, 이 시기가 지나면 곧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오전 6시 전국의 수은주는 서울이 영하 2.4도, 인천 영하 1.6도, 춘천 영하 2.0도, 청주 영하 0.7도, 대전 영하 0.7도, 전주 영하 0.2도, 광주 1.4도, 대구 4.5도, 부산 2.7도, 제주 5.6도 등 대부분 영하를 가리켰다.

국내서 발생하는 봄철 이상 저온 현상을 일컫는 ‘꽃샘추위’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용어다. ‘봄에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듯 매섭게 춥다’는 데서 비롯된 지극히 한국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국내에만 발생하는 현상이라 보긴 어렵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등지에서 엿볼 수 있는 꽃샘추위는 겨울철 내내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기온이 상승하다가, 갑자기 이 기단이 일시적으로 강화되며 발생하는 이상 저온현상이다. 봄이 오면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지고 그 일부가 분리ㆍ변질돼 비교적 온난한 이동성 고기압인 양쯔강기단을 생성하는데, 이로 인해 기온이 오르다 때때로 시베리아 기단이 되살아나면 반짝 추위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꽃샘추위는 4월을 넘기지 않는다. 반 센터장은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3월에 두어차례 정도 나타나고, 4월엔 기상이변이 있지 않는 한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하다”고 설명했다. 이로 미뤄 3월에도 또 한 번의 꽃샘추위가 한반도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꽃샘추위 이후 3월에 한 차례 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대도시의 꽃샘추위 발생일수만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꽃샘추위 발생일이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이번 꽃샘추위가 3월의 ‘마지막 추위’일 수도 있다. 대한지리학회지 ‘꽃샘추위의 발생 분포와 변화 경향’에 따르면 대도시 꽃샘추위 발생일수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 약화와 출연 빈도의 감소와 더불어 도시화에 의한 기온 상승으로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꽃샘추위가 찾아오면 황사가 사라져 일각에서는 ‘꽃샘추위로 인해 황사가 물러났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반 센터장은 “이번 황사는 며칠 전 황사 발원지 쪽 북쪽 공기가 내려오며 발생한 것”이라며 “이번에 한반도에 내려온 찬 공기에는 황사가 포함되지 않아 마치 추위가 황사를 물리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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