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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가 우파'는 옛말...美 빈곤층 보수, 중산층 진보 지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대선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도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도시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업률과 중위 소득을 지표로 삼아 경제가 침체된 도시 23개와 경기가 좋은 도시 34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이 도출됐다고 3일 보도했다.

미국의 1월 기준 평균 실업률은 4.9%이고, 2010~2014년 평균 연간 중위소득은 5만3500달러. 공화당의 경우 이보다 경제 상황이 열악한 도시에서는 대체적으로 트럼프가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고, 힐러리는 이보다 경제 상황이 좋은 도시에서 지지를 많이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슈퍼 화요일(1일) 경선을 치렀던 도시들을 보자면, 농업도시로 도심 곳곳에 빈 상점이 많을 정도로 경기가 침체된 조지아주 알바니의 경우 실업률이 7.2%, 중위소득은 2만8300달러에 그치는데, 46.8%의 유권자가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2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21.3%)를 25%포인트 이상 앞지른 것이다. 조지아주 전체로 봤을 때 트럼프가 2위 후보를 14%포인트차로 이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는 실업률 8.8%, 중위소득 3만4731달러의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46.6%의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크루즈ㆍ마코 루비오ㆍ존 케이식(합계 45% 수준) 세 후보가 받은 표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다.

반면에 경기가 좋은 도시에서는 트럼프의 위력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실업률 2.4%, 중위소득 7만1825달러인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에서 트럼프는 고작 25%의 지지만을 얻어 루비오(32.8%)ㆍ크루즈(30.4%)에 이은 3위에 머물렀다. 실업률 2.4%에 중위소득 8만 달러가 넘는 미네소타주 이건에서도 트럼프는 20%의 지지만을 얻어 3위에 그쳤다. 실업률 3.9%, 중위소득 7만6469달러인 알라바마주 후버에서는 34.8%의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받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2ㆍ3위 후보와 10%포인트 차밖에 나지 않아 위력은 떨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러한 분석 결과는 트럼프가 저학력ㆍ저소득층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기존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더불어 앞으로 있을 경선의 성적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가령 이달 경선이 치러지는 미시간이나 오하이오, 플로리다 같은 주의 경우 미국 평균 빈곤율 15.6%보다 높은 빈곤율 20% 이상 카운티가 48개나 있다. 또 실업률이 6%가 넘는 카운티도 54개다. 트럼프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마젤란과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2위 후보를 두배 가까운 지지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경우 도시의 경제적 상황과 후보 지지 성향과의 상관관계가 공화당에서만큼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다만 WSJ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고 실업률은 안정적인 도시에서 힐러리가 지지를 받았다며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의 분노가 트럼프 지지로 이어졌던 현상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탈리 데이비스 버밍엄남부대학 정치학 교수는 경제 뿐만 아니라 종교와 인종 역시 선거에서 중요한 이슈라고 설명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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