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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판 문화대혁명?…中 드라마서 불륜ㆍ미성년 연애 장면 퇴출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1966년 마오쩌둥은 중국공산당 내부의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고 반대파들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대적인 ‘문화대혁명’에 나선다. 홍위병을 전국 주요 도시에 진출시켜, 학교를 폐쇄하고 모든 전통적인 가치와 부르주아적인 것을 공격했다. 또 당의 관료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전국 각지에서 실권파들이 장악한 권력을 무력으로 탈취했다.

그로부터 50년이 흐른 2016년 중국에 제2의 문화대혁명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모든 중국 TV드라마에서 불륜 장면이나 동성애, 미성년자 연애, 귀신, 무속 등과 관련된 내용을 모두 퇴출시키기로 하면서다.

[사진=게티이미지]

3일 중국청년망에 따르면 중국 방송영화TV연합회와 드라마제작산업협회가 지난해말 마련한 이런 내용의 ‘드라마내용 제작 통칙’이 최근 각 방송사와 프로덕션에 시달돼 시행에 들어갔다.

중국 당국은 각 방송사나 프로덕션이 이 통칙이 금지하는 내용의 드라마를 제작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통칙은 먼저 동성간 연애 장면이 표현되어서는 안되고 비정상적 성관계나 성행위 내용이 드라마에 나타나서도 안 되며 혼외정사나 하룻밤 정사 등 불건전한 연애풍속을 조장하는 내용도 금지된다고 규정했다.

최근 러브신이 지나치게 많고 남성의 여장 장면이 나왔던 중국 드라마 ‘태자비 승진기’가 방송 중단된 것도 이 금지규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미성년자들이 연애를 하거나 음주흡연하는 모습, 서로 싸우는 장면, 인물 외형을 과장하거나 괴이하게 분장시키는 것도 미성년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퇴출 대상에 올랐다.

이와 함께 드라마에 귀신, 윤회, 무속 등 ‘봉건적’ 미신을 선양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경의 수사 기법이나 세부 절차를 알려줌으로써 범죄를 저지르는데 악용되도록해서도 안 되며 황당하고 기괴한 범죄사건을 드라마에 표현하는 것도 금지 대상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자유로운 창작정신이 중요한 문화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며 ‘제2차 문화대혁명의 도래’라고 성토했다.

누리꾼들은 “앞으로 무슨 소재를 갖고 드라마를 만들겠나” “서유기에서 요괴와 싸우는 장면도 볼 수 없겠네” “홍루몽도 미성년자 연애라며 못보게 하는건가” “삼국지 적벽대전도 배에 불지르는 방화범죄라고 못찍게 할 판”이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hanimomo@he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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