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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전등을 끄다. 생명의 빛을 켜다 - 윤세웅 WWF한국본부 대표
2016년 3월 19일은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전 세계적으로 전등 끄기 캠페인이 진행되는 ‘어스아워(Earth Hour)’이다. 2007년 시드니에서 시작돼 한국을 포함한 170개 국가에서 시행되는 세계적인 캠페인 어스아워는 지금까지 수십억 명의 사람들과 약 3400여 개 랜드마크가 한 시간 동안 소등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참여해 왔다. 이제는 매년 1시간을 넘어, 2015 세계환경도시상(EHCC) 글로벌 최우수도시, 서울시의 월례 ‘행복한 불끄기’와 같이 1년의 한 시간이 매달, 나아가 매일매일 어스아워로 이어지고, 에너지 절약에서 자연보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실천으로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어스아워가 많은 이들에게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행사, 또는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캠페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세계자연기금(WWF)가 이번 어스아워 2016 주제를 멸종위기 종이라고 했을 때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WWF의 ‘지구생명보고서 2014’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척추동물 개체수가 52%나 급감했는데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기후변화이다. 기후 조건이 바뀌면 생물종에 필수적인 환경 조건이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생물다양성이 달라지게 되는데, 일부 생물종은 적응하지 못해 멸종하게 된다. 한 생물종의 멸종, 그 영향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육상 및 해양 생태계가 지구 상의 생명을 지탱함에 있어 곤충의 수분 작용, 토양 미생물의 탄소, 산소, 질소 순환 작용 등 생물다양성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생물다양성뿐 아니라 인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맑은 공기, 깨끗한 식수, 충분한 음식, 안전한 주거 등 인류의 건강을 좌우하는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이 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염병의 전파 패턴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온과 강수 패턴이 바뀌게 되면 모기의 번식과 생존 가능성을 높여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질병에 노출되는 지역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기후변화로 초래될 자연재해이다. 더 강력해진 사이클론, 홍수, 산사태나 눈사태, 토사 유출, 산불 같은 자연재해로 최소한 인류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스아워를 통해 세계 멸종 위기 종을 알리고 자연보전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넓히는 일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일이다. WWF는 개인, 단체, 기업 등 누구나가 어디서든 쉽게 참여 가능한 상징적인 어스아워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이 각자의 생활방식을 돌아보며, 자연자원의 이용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바꾸고 환경오염 및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등의 인식 제고와 참여를 통해 모두가 기후변화 대응에 힘을 모아 궁극적으로 사람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미래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전등을 끄고 생각을 켜는 한 시간, 작은 행동이 생명을 살리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함께라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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