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부 논란 자체가 새누리당 내 위태위태한 공천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천갈등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까지, 그간 누적돼 있던 설(說)과 계파 갈등이 작은 불씨로도 폭발할 만큼 발화점에 도달해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구한테 어떤 형태로도 공천과 관련된 문건을 받은 적 없고 들은 적도 없다”며 “제 입으로 문건인 살생부를 얘기한 바도 없고 다만 최근 정가를 떠도는 말을 종합한 말을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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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서청원 최고위원이 “ 40명 살생부 논란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사과하라” 고 발언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살생부 받은 적도 말한 적도 없다, 다만 시중소문 말했을 뿐” 이라 밝혔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앞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김대표 측근으로부터 ‘김 대표가 친박 핵심에게 현역 의원 40여명 물갈이 명단을 받았고 그 안에 정 의원이 포함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었다. 이후 청와대 배후설까지 불거지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비화됐다.
김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서 최고위원은 이날 진상 규명과 김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공천학살설 중심에 당 대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하게 진상규명해야 한다. 정 의원도 불러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가 죄송하다는 말을 안 한 게 유감”이라며 김 대표 사과를 요구했다.
친박계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청와대까지 거론된 만큼 명확한 해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원래 공천 때마다 이런 소문이 돌아다니지만, 이번엔 당 대표가 이른바 청와대, 친박 실세로부터 명단을 받았다는 말이 나와 문제”라며 “김 대표와 정 의원 먼저 이들 사이에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도 관여설에 대해 발끈했다.
논란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더구나 지난해 10월 이른바 ‘TK전략공천설’에 이어 이번에는 엄중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제기된 공천개입설이어서 불쾌감은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살생부) 건 없다”며 “총선은 물론 어떤 선거에도 중립을 지킨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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