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中 움직인 사드 카드, 이번엔 러시아 움직일까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과 미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카드’로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을 이끌어냈지만, 러시아가 복병으로 등장하면서 대책 마련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가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사드 카드가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향한 견제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북핵 리스크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자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요청했다. ‘3무(無) 원칙(미국 정부의 공식 요청이 없었고, 양국간 협의도 없었으며, 결정된 사항도 없다)’을 일관되게 유지하던 한국 정부는 결국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화했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공식적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사드 논의가 지속되자, 중국은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결국 유엔의 대북제재안을 수용했고, 지난 28일에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이 제재안의 전면적 이행 의사를 밝혔다.

사드 레이더 탐지거리 [그래픽=헤럴드경제DB]

사드 ‘카드’가 중국에 대한 외교적 협상 카드로 활용돼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23일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렇게 중국의 태도가 돌아선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 중 러시아가 유일하게 ‘시간을 더 달라’며 대북제재 결의안의 신속 처리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세부 사항이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며 대북 제재 안건의 신속 처리를 반대했다.

그동안 한반도 문제는 미ㆍ중이 주로 담당하고 러시아가 소외되는 형국이었지만, 러시아에게 이번 기회는 한반도에 영향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대(對) 중국용 협상 카드로 활용했던 사드 카드가 대 러시아용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가 중국에게 상당한 위협으로 인식돼 중국 수뇌부를 움직였듯이, 러시아에게도 일부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드의 핵심장비 엑스밴드(X-Band)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종말단계모드(TM) 600㎞ 내외, 전진배치용모드(FBM) 2000㎞ 전후로 러시아 역시 탐지 반경 내에 들어간다.

또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가 사실상 중국보다는 러시아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 한반도 사드는 미사일 항로상 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는 러시아 ICBM 요격에 더 적합하다는 견해 등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반도 사드 배치는 중국에게 큰 영향을 주었듯이 러시아에게도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한반도 사드로 중국의 ICBM 과반수 이상이 노출된다면, 러시아는 과반수 이하로 노출되긴 하겠지만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