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구ㆍ경북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 朴 레임덕 vs 배신응징 ‘운명’ 갈린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리던 두 사람.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와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다른 편으로 만났다. 26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대구ㆍ경북(TK)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이 무대다. 친박계와 비박계(또는 친유계)가 오랜 시간 이어온 갈등의 ‘총선 이후’ 향배가 여기서 결정된다. 여권의 운명을 진 전장이다.

이날 세 번째 그룹으로 면접을 치른 유 전 원내대표는 편안한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의 입에서 ‘배신의 정치’라는 단어가 나오도록 만든 과거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도마에 올랐다고 했다. 그는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연설은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에 위배되는 부분이 전혀 없다. 거듭 읽어보며 확인했다고 답했다”. ‘배신’이라는 비난에 다시 한 번 ‘소신’이었다고 답한 셈이다.

공천면접을 기다리는 유승민(왼쪽)과 이재만

그러나 결국 관건은 어느 쪽 세력이 더 많이 본선(4ㆍ13 총선)에 나가느냐다.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유권자의 선택’이라지만, 예선(공천)에서부터 발이 묶이면 그조차 ‘먼 나라 이야기’다. 여전히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남아있는 이 위원장의 공천 부적격자 및 저성과자 심사와 같은 지역에서 맞붙는 친박ㆍ친유계 의원들의 면접 결과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전이다.

만일 이 위원장이 유 전 원내대표를 공천 부적격자(당 정체성 불합치 및 해당 행위자) 또는 저성과자로 분류해 경선에서 배제한다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테다. 그러나 유 전 원내대표의 경선 경쟁력(지지율)이 맞상대인 이 전 구청장을 훌쩍 앞서는 것을 감안하면 무조건 ‘상향식 공천’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친박계 입장에서는 불안하다.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위원장이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우선추천지역이나 부적격자 선정기준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며 “(공천 신청자가 많은 지역에서 자연히 발생하는) 경선 비참여자와 (공관위 평가에 따른) 부적격자 명단을 구분해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 것도 이런 후폭풍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이 위원장은 “저성과자랑 유 의원이 무슨 상관있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중구남구에서는 친유계 김희국 의원과 친박계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구갑에서는 친유계 류성걸 의원과 친박계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서구에서는 친유계 김상훈 의원과 친박계 윤두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북구갑에서는 친유계 권은희 의원과 친박계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맞붙는다.

한편, 이날 면접에는 박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에 출사표를 던진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과 이 위원장(불출마 선언)의 지역구인 수성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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