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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기대 시장, 광명동굴 수입금 1% 위안부 할머니 위해 쓰기로 약속
[헤럴드경제=박정규(광명)기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실화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 ‘귀향’의 시사회가 ‘광명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주최로 22일 오후 3시 광명시 소하동 소재 롯데시네마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는 양기대 광명시장<사진>, 나상성 광명시의장, 조정래 감독을 비롯한 출연배우, 광주나눔의집에 거주하는 박옥선, 이옥선, 강일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 200여 명이 관람했다.

최근 위안부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면서 위안부 할머니 생존자가 44명만 남은 상황에서 이날 시사회가 진행돼 그 의미가 더 깊었다.

양기대 시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이 지난해 3월 광명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 발대식에 초청돼 강연을 했는데 1년여 만에 천신만고 끝에 영화가 완성돼 시사회를 갖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양시장은 이어 “그 사이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의없이 일본정부와 일방적인 위안부 문제 협상타결을 선언했으며 일본 정부는 10억엔 운운하며 돈으로 대충 마무리하려는 속셈을 보이고 있다”며 “저는 오늘 위안부 할머니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광명동굴 수입금의 1%를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해 쓰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양 시장은 “나상성 의장 등 광명시 의회 시의원들도 동의했으며 광명시민들도 이를 흔쾌히 받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양시장은 또 조감독이 그동안 제작자 및 후원자들과 함께 천신만고 끝에 제작한 영화 귀향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역사의 처절한 교훈을 되새기고 바로잡는 출발점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관람 후 눈물의 소감을 전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옥선 할머니(90)는 “어렵게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영화를 통해 그동안 숨겨진 일본군들의 만행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광명시가 피해 할머니들에게 이렇게 높은 관심을 줘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옥선 할머니(93세)는 “영화를 보니 과거 일본군들의 만행이 떠올라 소름이 날 정도이다. 많은 국민들이 영화를 보고 일본의 잘못을 이해했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일출 할머니(89)는 “영화를 보니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들이 생각이 나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정래 감독은 “할머니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다들 살아남은 자의 미안함, 죄의식 같은 게 있으시다. 내가 잘못 했으니깐 이런 일을 겪은 것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신다. 영화 속 반전을 통해서 그런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명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시민성금을 모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8월15일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인 광명동굴 입구에 광명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그 후 양기대시장과 평화의소녀상 추진위 임원들이 광주나눔의 집을 방문했고, 10월과 11월 광주나눔의 집 할머니들을 두 차례나 초청해 광명동굴과 악극 ‘꿈에 본 내고향’을 관람토록 했다. 광명동굴 작년 수입금은 40억원에 달했다.

영화 ‘귀향’은 각본과 연출, 제작을 맡은 조정래 감독이 지난 2002년 ‘나눔의 집(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 봉사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배경으로 써 내려 간 이야기로 1943년,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 열네 살 정민(강하나)과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렸다.

귀향은 제작부터 개봉까지 난항을 겪으며 결국 ‘국민 투자’로 완성된 영화이다.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조정래 감독은 10년이 넘도록 시나리오만 다듬었고, 결국 7만 명이 넘는 국민모금으로 제작비를 마련,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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