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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發 ‘교복대란’...납품업체 “8만장 北에 두고 와”
한달가량 사복차림으로 학교 다닐 판
교육부 “금주 중 실태조사…대책마련”


[헤럴드경제=박세환ㆍ정진영 기자] 개성공단 폐쇄로 일부 중ㆍ고등학교 교복 납품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부 학생은 교복 대신 사복을 입은 채 1주일 남짓 밖에 안 남은 입학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당국은 이번주 중 구체적인 실태 조사를 통해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2일 관련 업계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교복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완제품을 공단에 놓고 오면서 납품 기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선 학교에서 교복 납품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 내 생산 기반을 둔 형지엘리트(이하 엘리트)의 납품 지연이 두드러지고 있다. 엘리트를 비롯해 아이비클럽, 스마트, 스쿨룩스의 시장점유율은 76%에 달한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의류 제조 업체 만선의 관계자는 “엘리트에 교복을 납품하는데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중단으로 물품을 하나도 가져오지 못했다”며 “교복 약8만장이 그대로 북쪽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트 등 교복 브랜드에 납품하는 업체가 개성공단에 4곳이 있는데, 이들이 모두 거의 물량을 가져오지 못해 교복 공급에 차질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내에서 생산되는 브랜드 교복을 구매하는 학교가 전국에 퍼져 있어 충남, 경북 등 여러 지역에서 입학식을 열흘 앞두고도 교복을 구매하지 못한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 지연이 발생한 이유는 교복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교복은 일반 패션 의류와 달리 해마다 신학기 입학시즌인 2월과 하복 착용 시기인 5월에 집중적으로 판매된다. 적기에 생산되지 못하면 그만큼 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교복은 학교별로 디자인이 달라 다른 지역이나 학교에서에서 판매되지 않는다.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 이뤄진다. 교복은 위탁 판매가 아닌 대리점 완사입형태로 전량 판매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가급적 재고를 남기지 않는다. 따라서 교복이 주로 판매되는 매년 2월이나 5월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면 업체들은재고를 많이 남기게 돼 손해를 볼 수 있다.

엘리트 관계자는 “협력업체를 통해 교복 납품 지연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파악 중이다.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협력업체와 원활한 납품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수주 잔량을 최대한 빨리 납품하기 위해 국내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교복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해당 지역의 시ㆍ도교육청들은 어쩔 수 없는 경우 신학기 이후에도 사복을 입는 것을 허용하는 등 여러가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엘리트와 중ㆍ고교 교복 계약을 마친 학교 수는 679개교로, 전체 학교의 16% 수준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전체 물량의 70~80%는 납기일 안에 납품이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3월 말~4월 초에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실태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파악하고 있다. 시ㆍ도교육청이 학교별로 문제가 생긴 곳을 실태조사 중”이라며 “납품이 늦어지면 교복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각 교육청별로 교복 물려받기, 입학식에 사복 입고 오기 등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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