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내부순환로 통제] “내려서 걸어가는 게 빨라요” 예고된 교통대란, 현실은 더 심각했다
내부순환로 사근~길음램프 양 방향 전면폐쇄 첫날 “막히는 걸 막을 순 없다”
“왜 사전예고 없이 전날 전격 폐쇄했나” 지옥같은 내부순환로, 고생길 우회로
‘택시비 따따블’ 기사도 손님도 당황…반대 성산방면은 텅텅


[헤럴드경제=원호연ㆍ신동윤ㆍ배두헌 기자]내부순환도로 길음~사근 구간의 차량 운행이 안전상의 문제로 전면 통제된 첫날 출근길의 모습은 혼란 그 자체였다.

22일 오전 7시께 성북구 길음램프. 해가 미처 뜨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내부순환도로에서 일반도로로 내려오는 차량 전조등의 불빛으로 눈이 부실 정도였다. 평소대로였으면 정릉터널에서 빠져나온 차량이 하길음분기점을 지나 사근ㆍ성동 방향 내부순환도로로 계속 이동했겠지만, 차량 운행 전면 통제로 길음램프를 통해 종암로로 진출하려는 차량들이 몰려들며 일대 교통은 마비와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22일 내부순환도로 길음~사근 구간 폐쇄의 여파로 우회로인 종암로가 몰려든 출근 차량으로 인해 극심한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종암사거리엔 주요 위치마다 경찰과 모범운전자들이 배치돼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모범운전자 성신우(55)씨는 “원래도 막히던 곳이지만 오늘은 특히 더 심하다”며 “고려대 방향으로 가는 차로에만 지금 5명이 붙어 통제를 하고 있지만 막히는 걸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도로 위 상황이 주차장을 방불케 하면서 본지 기자가 차량에 다가가 창문을 내리고 운전자와 손쉽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 출근길이라는 최석우(33)씨는 “아침에 나오면서 소식을 듣긴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정말 지옥같다”고 말했다.

통제구간의 여파로 인해 내부순환도로 정릉터널~길음램프 사이 구간을 비롯해 하부 도로까지 운행 중인 차량이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었다. 개인 택시기사 김성우(51)씨는 “지금 이 상태면 (택시비가) 얼마 나올지 모르죠. 차라리 여기서 내려서 뛰어가는 게 빠를 걸요”라며 “평소에는 정릉에서 여기(길음램프)까지 많이 나와봐야 4000원일텐데 지금은 뭐라 말을 못하겠네요. 두 배가 나올 수도 있죠”라고 말했다.

22일 내부순환도로 길음~사근 구간 폐쇄의 여파로 우회로인 종암로가 몰려든 출근 차량으로 인해 극심한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내부순환도로 폐쇄구간 대신 일반 도로를 이용하려는 차량들로 우회로들은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었다.

가장 심각한 곳은 미아사거리부터 왕십리를 연결하는 종암로다. 종암로 전구간에 걸쳐 차량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수준으로 막혔다. 은평구 주민으로 왕십리 부근에 직장이 있다는 김태영(37)씨는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이 상태로라면 오늘 회사에 지각할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택시기사 임학천(77)씨도 “미아사거리를 지나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강남으로 가는데 그곳을 막아버리니 일반도로로 가야할 수밖에 없어 말도 못하게 불편하다”며 “차가 막히니 택시요금도 배로 나오고 손님들 불만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이라고 걱정했다.

폐쇄 사실을 사전 준비 기간 없이 출근 전날인 지난 21일에 전격적으로 알려준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택시기사 정제상(49)씨는 ”조금 시간을 두고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택시하는데 나도 어제 처음 들었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불편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보통 종암경찰서에서 제기동까지 택시비 4000원 내외로 6~7분이면 가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20분도 장담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22일 경찰이 마장IC를 통해 내부순환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내부순환도로 길음~사근 구간은 안전상의 문제로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통제지점인 길음램프보다 앞서 정릉램프에서 내수순환도로를 빠져나와 아리랑로~보문로를 이용해 시내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정체를 겪긴 마찬가지였다. 평소 10~15분이면 지나는 곳이지만 이날은 두배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서울시가 대표적인 우회로로 꼽은 북부간선도로~동부간선도로 구간 역시 차량 통행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봄방학 기간임을 감안하더라도 평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 월릉IC에서 교통 정리 중이던 한 경찰관은 “평소보다 이른 오전 6시께부터 크게 밀렸다”며 “월요일인데다 내부순환도로가 폐쇄되며 교통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대 방향인 성산방면 내부순환도로의 상황은 평소보다 교통량이 훨씬 더 적었다는 것이 경찰 측의 전언이다. 종암교통센터 관계자는 “내부순환로가 폐쇄됐다는 소식을 많은 시민들이 들은 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폐쇄인지는 잘 모를 수도 있어 다들 시내로 우회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길음에서 성산방면은 평소 월요일에 비해 한산하다”고 설명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