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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현아 판결문으로 본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의 세계
-브로커 강씨,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여자 연예인과 친분
-‘미스코리아 대기 중’ 등 재력가에 수차례 문자
-“브로커냐 매치 메이커냐” 논란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성매매 혐의를 받은 배우 성현아(41)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일각에서는 성씨가 성매매를 한 것이 아닌 것으로 최종 결론났기 때문에 명예가 회복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성씨를 상대로 성매수 혐의를 받은 채씨는 300만원 벌금형, 성씨에게 채씨를 소개한 브로커 강모씨는 추징금 3280만원과 함께 징역 6월의 실형이 선고됐던 것을 고려하면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성을 산 사람과 이를 중개한 사람은 있는데, 판 사람이 없는 꼴이 돼 버렸으니 말이다.


성씨가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이후 1, 2심을 거쳐 대법원까지 이어지면서 나온 판결문을 자세히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속칭 연예계의 ‘마담뚜’로 통한다고 표현되는 강씨다. 강씨는 성씨와 채씨를 연결한 브로커다.

강씨는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로 꽤 이름이 알려진 인물로 전해진다. 스타일리스트로 연예인 화보 작업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많은 여자 연예인과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채씨는 법정에서 “강씨를 2008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후 재력가로 알려진 채씨에게 “여자 연예인을 소개해 주겠다”면서 자주 연락했다. 강씨는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로서 꽤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정 증언 자료에 다르면 강씨는 채씨에게 ‘미스코리아 대기 중’, ‘시간만 내세요. 줄줄이 있어요.’, ‘가수, 탤런트 9월 5일 뒤집어지는 애들 귀국해 기대하삼’ 등과 같은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채씨는 이미 강씨의 소개로 몇 차례 다른 여자 연예인과도 만났다. 채씨는 “(여자 연예인을) 소개시켜 주면 강씨에게 돈을 주곤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강씨가 여자 연예인을 소개시켜 줄 때 그 연예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돈의 액수를 미리 알려 줄 때도 있었고, 알려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며 “여자 연예인은 돈을 받는 대가로 나와 교제했고, 성관계도 종종 가졌다”고 증언했다.

채씨는 이런 과정에서 성현아를 만났다.

성현아는 2010년 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강씨의 오피스텔로 찾아가 “경제 형편이 어렵다”고 말했고, 강씨는 “도와 줄 수 있는 돈 많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채씨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강씨는 바로 채씨에게 전화해 “‘성현아와 1년간 동거하는 조건으로 1억~2억원 정도 줘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자신이 동거하는 것은 싫다고 하자 ‘급한 대로 돈을 먼저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채씨는 이전에 강씨가 여자 연예인들을 소개해 주었던 것처럼 성현아를 만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같은 달 말 강씨는 채씨와 성현아의 만남을 주선했다.

강씨는 성현아와 채씨가 처음 만나던 날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채씨는 바로 성현아에게 1000만원권 수표 2장을, 중간 소개책을 맡은 강씨에게 100만원짜리 수표 3장을 각각 지급했다.

검찰은 경제 형편이 좋지 못한 여성 연예인을 재력가에게 소개하고 소개비를 받는 ‘마담뚜’로 알려진 강씨를 성현아가 찾아간 것만 봐도 성현아의 성매매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에 접근한 것만으로 성매매 의도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강씨가 꼭 성매매 브로커 역할만 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성현아가 채씨와 연락을 끊은 직후인 3월 하순 강씨는 성현아에게 현재 남편 최모씨를 소개해줬다. 성현아는 최씨와 약 2달 연애하고, 그해 5월 19일 실제 결혼했다. 이후 아들을 낳아 기르며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했다. 달리 말해 강씨는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가 아니라 단순히 연예인과 재력가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매치 메이커 역할을 잘한 인물일 수도 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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