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정규의 경기줌인] 일자리 만드는 초간단비법…‘변방사또’ 정찬민 용인시장의 ‘기업투자유치독심술’
[헤럴드경제=박정규(용인)기자] “모든 규제를 일단 물에 빠뜨려놓고 꼭 살려야 하는 규제만 살려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면서 규제를 언급했죠. “정부 입맛에 맞게 규제를 골라 없애는 것은 안 된다”며 규제 개혁에 미온적인 정부를 질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엉뚱한 얘기 한번 해볼까요. 서점에 가면 ‘독심술’ 서적 참 많죠. 기업유치와 규제개혁에 독심술이 통할까요. 웬 독심술이냐고요. 


마침 박 대통령 규제개혁 언급이 있어 오늘은 우리나라 지자체 중 규제와 ‘맞짱’ 뜬 정찬민 용인시장을 소개할까 해요. 규제개혁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독심술’을 사용한 천부적인 자질을 가졌다고 할까요.

그는 지난해 5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4 규제개혁 종합평가 우수지자체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어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용인시 규제개선 사례도 발표했어요. 새누리당 소속 ‘변방사또’ 시장이 청와대에서 발표하는 영광을 누렸죠.

정 시장은 시장 취임초부터 각종 규제를 무너뜨리는데 ‘올인’했어요. 공장과 주택설립, 음식점 창업과 관련된 규제개혁으로 지역경제 밑바닥을 다졌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예요. 그랬더니 기업들이 몰려오고 전에는 한개도 없었던 산업단지도 14개나 확정됐어요. 정 시장은 재임기간에 산업단지 20개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만하면 시민들이 박수칠만하죠. 전임 시장 때 없었던 산단 유치를 그는 어떻게 성공시켰을까요.

정 시장은 공장설립 분야에서 용도지역별 용적률을 상향해 동일한 면적에 더 넓은 생산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했고, 전용주거지역 내 다가구주택의 신축제한 해제와 용적률 상향도 추진했어요. 음식점 창업 촉진을 위해 생산녹지지역 내 입지제한도 폐지했죠.

그는 기업을 유치할 때 상대방의 의중을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독심술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LTE급으로 상대방의 눈동자를 보면서 의중을 읽어내는건 쉬운 일이 아니죠. 갑자기 궁예의 관심법이 생각나네요. 그거와 완전 다릅니다만.

이런 저런 문제로 ‘풍전등화(風前燈火)’에 놓인 기업을 느닷없이 시장이 찾아가 사진 몇장 찍자고 하면 ‘뺨’ 맞습니다. 기업쪽에서는 성가신 일입니다. 그래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죠. 첩보도 아주 중요합니다.


사실 경쟁, 혁신, 성장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들이 촘촘한 거미줄을 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 모두 다 아는 사실입니다.

기업이 뭘 좀 해볼려면 상수도보호구역, 공장증개축 규제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그냥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규제는 족쇄라는 말, 이제 이해되시죠?

정 시장은 규제개혁을 해서 기업유치에 성공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결국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지는 ‘나비효과’ 주장을 폅니다. 맞는 말입니다. 반론이 어려울 것 같네요.

그의 기업유치술을 자세히 보면 요란하지도 현란하지도 않아요.

기업유치 최전선에서 일단 직접 몸으로 부딪칩니다. 첩보망은 늘 가동 중입니다. 기업들이 이전을 검토한다는 사실을 ‘귀신같이’ 알아냅니다. 다른 곳에 뺏기면 안되니까요.

그는 기업을 찾아가 설득하고 거미줄 규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기업은 얼어붙은 마음을 서서히 녹입니다. 시장이 기업까지 찾아와 설득하면 신뢰도가 높아 보이잖아요. 믿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MOU를 맺고 한동안 지켜보던 기업은 불가능해 보였던 규제가 하나둘씩 해결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용인 투자를 결정하죠. 시간은 걸리지만 정찬민 시장의 ‘기업투자 유치술’은 늘 성공하는 편이예요. 정 시장은 중앙일보 기자출신입니다. 기자시절때부터 늘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취재하는 ‘끈질긴’ 기자로 유명하죠.

그는 부하 공무원들이 기업유치를 위해 오랫동안 ‘공’ 들여온 사업을 시장이 막판에 나타나 투자의향서(MOU) 맺고 사진 몇방 찍어 자신의 치적으로 쌓는 졸렬한 방법은 단호히 거부합니다. 직접 찾아갑니다. 정 시장의 ‘족쇄해결마법’은 현장행정과 ‘진정성’에서 출발한다고 봐야 합니다.

정 시장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신문로 태광그룹 흥국생명사옥을 전격 방문했어요. 용인 기흥 지역의 허브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태광그룹 투자 유치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해 OK 사인을 받았어요. 태광그룹이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대에 약 1조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100만㎡규모의 태광 콤플렉스 시티(산업 및 물류단지) 조성을 검토 중이라는 ‘첩보’를 얻어냈기 때문이죠. 태광산업을 비롯해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이 입주하는 ‘매머드급’ 단지 조성이 성사되면 용인시 경제가 ‘확’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정 시장이 매달렸죠.


정 시장은 또 발품행정으로 제일모직과 에버랜드 유원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성공시켰어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진그룹 사옥도 전격 방문해 허진규 회장을 만나 ‘설득’했어요. 일진그룹도 용인지역에 산업단지 조성과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생긴 그의 별칭은 ‘귀신잡는 족쇄해결사’ 입니다. ‘족쇄(규제)’를 풀어 나비(기업)를 부르는 진정성과 현장행정과 LTE급 첩보에 주력했기 때문에 생긴 별명입니다. 시장 집무실보다 현장을 선호하죠. 공무원들이 결재판을 들고 현장에 나가있는 정시장을 찾아 결재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정 시장은 “‘꽃을 팔려거든 먼저 향기를 맡게 하라’는 말이 있듯이 기업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각종 규제완화가 무엇보다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지난해 평택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위해 ‘적지’ 평택시청으로 직접 시위대(500명)를 몰고가 머리에 빨간띠를 두르고 같은 당 공재광 평택시장을 향해 ‘집중사격’도 했어요.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 주민민원도 해결되고 기업도 좀 더 유치시켜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6월이 되면 시장 임기가 2년가량 남았죠. 정찬민 시장은 인구 100만 용인시대를 준비 중입니다. 보통 2년 정도 남았을 때 시장들은 다음 선거를 ‘슬슬’ 준비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시장님. 선거전도 중요하고 치적도 중요하지만 지역경제를 위해 진정성 갖고 ‘현장 행정’ 한번 미친 듯(?) 해보면 어떨까요? 유권자 의식도 높아져 진정성을 보이면 그렇게 바라던 표심이 움직일 겁니다.

fob14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