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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격…또 자녀학대ㆍ살인]부모 15% “자녀는 소유물”…심각한 아동학대의 씨앗
‘자녀=부모 소유물’, 심각한 아동학대로 이어질 가능성 커

2014년 학대 사망 아동 중 41.2%가 일회성 학대로 발생

국가 지원 예방적 ‘좋은 부모되기 교육’ 필요해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최근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거나 체벌 등을 통한 엄격한 훈육의 대상으로 보는 부모들이 아동학대로 이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경기개발연구원이 실시한 ‘자녀양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부모들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부모가 전체 조사 대상자의 14.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시 부정적인 가치관을 드러내길 꺼리는 일반적인 응답자의 속성을 고려하면 실제 자녀를 부모들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부모들의 비율은 15%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연 경기개발연구원 공존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독립된 인격체로서 자녀의 자율적 판단력과 생존력을 인정하지 못하는 부모가 실제로 적지 않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출처=게티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자녀와의 갈등이 발생하면 10명 중 3명의 부모들은 자신의 생각과 방식대로 ‘일방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체의 29.4%의 부모들은 ‘대화는 하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처리’하거나 ‘엄격하게 훈육’하는 등 사실상 일방적으로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이필승 서울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아동학대 조사과정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문제 원인이 바로 ‘양육 기술 미숙’으로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식 아래 성장한 아이는 부모가 되어 그대로 대물림 되는 경향이 있다”며 “자식을 자신의 울타리 안에 가두고 소유물로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버려야 하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남경희 서울교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가부장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가족 중심적 사고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법과 제도로 잘못된 인식을 와해시켜야 하지만 심리적 저항도 강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자녀를 ‘소유물’ 또는 ‘엄격한 훈육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은 우발적으로 아동에 대한 폭력적 상황으로 쉽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4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의 수는 총 17명이다. 그 중에서도 학대 발생 빈도를 살펴본 결과 예상과는 달리 일회성이 41.2%(7건)으로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다.

오히려 거의 매일 학대를 받는 사망아동 사례(29.4%ㆍ5건), 1개월에 한번(11.8%ㆍ2건), 2~3일에 한 번(5.9%ㆍ1건), 2주일에 한 번(5.9%ㆍ1건), 2~3개월에 한 번(5.9%ㆍ1건) 등 지속적인 학대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아동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부모 양측 모두에 대해 ‘좋은 부모되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필승 관장은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신생아부터 미취학 아동, 성장기까지 바람직한 양육을 위한 부모 교육을 위해 국가가 주도해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 같은 체제를 갖추는 방향으로 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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