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A(47)씨와 계모 B(40)씨 부부는 숨진 딸의 시신이 놓여있던 집의 작은 방과 거실 등을 오가며 범행 당시 상황을 비교적 차분히 되풀이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집 앞에 호송차가 멈추자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A씨 부부가 포승줄에 묶인 채 차례로 내렸다.
둘다 하늘색 마스크로 얼굴을 모두 가리고 모자를 눌러쓴 차림이었다.
A씨 부부는 “목사로서 죄책감이 없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딸 C(사망 당시 13세)양이 숨진 때로 되돌아간 이 부부는 나무 막대와 빗자루로 딸의 손바닥과 허벅지 등을 때리는 장면을 담담하게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사 아버지와 계모의 얼굴을 보려는 주민들이 몰리자 경찰 100여명이 골목 어귀를 통제했다.
침울한 표정의 한 주민은 “목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친딸을 죽이고 시신을 집에 계속 놔둘 생각을 할 수 있느냐”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1시간 10분 만에 현장검증을 마친 A씨 부부는 곧바로 호송차에 올라 현장을 빠져나갔다. 호송차 뒤로 주민들의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이들이 떠난 집 현관 앞에는 누군가 놓아둔 국화꽃 한 다발만 자리를 지켰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