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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단능력 50대" vs "치매의심"…신격호 회장 건강상태 공방
[헤럴드경제]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똑같은 이야기를 수십번씩 되풀이했으며 어떤 이유로 법정에 나왔는지도 잘 몰랐다”(여동생 신정숙씨 법률 대리인)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신 총괄회장이 3일 직접 법정에 나와 자신의 판단 능력에 이상이 없음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정에 출석한 반대편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같은 말을 수십번이나 반복해 재판부가 치매감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봤다고 상반된 주장을 해 치열한 여론전을 예고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심리에 직접 출석해 자신의 판단 능력과 관련해“내가 왜 나의 판단력 때문에 여기까지 나와서 이런 일을 해야하느냐”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김 변호사는 “신체 감정도 공식적인 병원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다 받은 다음에 그 상태에서 정확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며 “오늘 출석해서 진술했으니 신체감정 절차까지 거치면 5∼6개월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이 직접 법원 출석을 결정했다면서 “(법원 관계자가 신 총괄회장을 방문해 검증하는) 출장검증 절차도 추진했는데 본인이 직접 나와서 진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좀 더 객관적인 모습에서 본인의 상태를 밝히는 길이라고 판단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은 괜찮은가’, ‘법원에 어떤 일로 왔는지 아는가’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한시간 가량 심리가 진행된 뒤 법정 밖으로 나온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차량으로 이동했다. 휠체어를 탄 신 총괄회장의 무릎에는 긴 담요가 덮여 있었고 손은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은 채 차량으로 이동해 법원을 떠났다.

반면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신청한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는 신 총괄회장의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정숙 씨의 법률 대리인인 이현곤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신 총괄회장이 평범하지않은, 예전과 다른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에 더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게 목적”이라며 “말년에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지 않고 끝까지 명예를 지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 증상이 온 것으로 보였고 재판부도 치매 감정 절차를 병원에 의뢰해서 밟아야 하는 사안으로 봤다”며 “치매 감정 절차는 가족 등의 의견을 듣고 나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정 일각에서는 입원 감정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첫 심리가 열렸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법정에서 어떤 질문을 받고 어떻게대답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판단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쪽과 ‘문제가 있다’는 쪽의 주장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법정 주변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판사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였고, 질문과 관계없이 ‘50대 때나 지금이나 판단 능력에 차이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는 상반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대상으로서 출석 요구를 받은 신동주·동빈 형제는 이날 심리에 출석하지 않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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