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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급 무너진 세단의 춘추전국시대…‘준대형’ K7 vs ‘중형’ SM6 “정면충돌”
-준대형 K7에 이어 중형 SM6 상세 제원 공개, 두 차종 꼼꼼 비교
-K7은 고배기량 대비 고연비 강조, SM6는 매력적인 가격대 앞세워
-K7, SM6 2일 동시 시승회 개최…이례적 힘겨루기
-중대형과 중형의 체급 넘나들며 경쟁 분위기…무한경쟁 뛰어든 세단 시장 분위기 반영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덩치 큰 차들이 부각되고 있다. 기아차의 준대형 ‘올 뉴 k7’과 르노삼성자동차의 ‘SM6(유럽출시명 탈리스만)’가 2일 동시에 미디어 시승회를 열고 맞붙었다. SM6는 배기량 기준의 국내 분류법 대로라면 중형차에 속하지만, 차체의 크기와 첨단사양을 갖춘 상위 트림을 보면 준대형에 가깝다. 차명도 SM5(중형)와 SM7(대형) 사이인 SM6다. 준대형인 K7과 경쟁차로 거론되는 것도 타깃이 일정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중형과 준중형의 진검승부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고급화되는 가운데 저유가까지 지속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르노삼성 SM6
기아차 K7

▶준대형 K7, 배기량 높이면서 연비는 그대로=기아차는 이번에 출시한 K7을 ‘한 차원 높은 격과 상품성을 갖춘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을 목표로 앞세웠다. 목표고객도 디자인과 상품성 측면에서 ‘고급감’을 추구하는 40대 신주류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그룹 신임 임원 절반이 가장 타고 싶은 법인차로 꼽혀 ‘삼성 임원차’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고급차임을 강조한 덕인지 사전계약에선 K7의 고배기량인 3.3 가솔린 모델의 선택 비중이 24%에 달했다. 이는 기존 1% 미만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주력 모델인 2.4 가솔린 모델의 선택 비중은 41%였다.

K7이 앞세우는 강점은 배기량을 기존 3000cc에서 3300cc로 높이면서도 연비는 기존 수준에 맞췄다는 점이다.K7의 3.3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10.0km/l(18인치 타이어)선이다. 그외 2.4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11.1km/l(17인치 타이어), 10.8km/l(18인치 타이어)로 측정됐다.

또 기아차는 무엇보다 안전한 차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시승회에서는 기아차의 자율주행 기반 기술 브랜드인 ’드라이브 와이즈‘를 체험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K7에 동급 최초로 탑재된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 시스템(Smart BSD)’이나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최첨단 안전사양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특히 ‘스마트 BSD’은 후측방 시야 사각지대 및 고속 접근 차량을 인식해 운전자에게 경보하는 것은 물론 충돌이 우려될 때 차량 스스로 반대 방향의 앞쪽 휠을 제동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첨단 안전 사양이다.

그외 차체 강성을 높여 안전성을 확보하는데도 주력했다.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24% 대비 2배가 넘는 51%로 확대 적용해 차량 충돌 안전성을 끌어올렸다.

▶중형 SM6, 합리적 가격대로 준대형에 도전장=중형세단인 SM6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앞세웠다. 중형은 물론 준대형 시장까지 겨누고 나왔다.

유럽에서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SM6는 최근 ‘국제자동차페스티벌’에서 주최한 ‘2015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탈리스만과 SM6는 동일한 디자인,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SM6가 첫 공개됐을 때도 기존 틀을 깬 새로운 디자인이 호평을 받았다. 타사의 중형은 물론 준대형 모델보다 넓은 전폭(1870mm)을 도입하면서도 전고(1460mm)를 낮게 만들어 날렵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또 기술적으로 채용이 어려운 19인치 휠을 동급에 최초 도입하면서, 역동성을 부각시켰다.

31일 공개된 가격대도 파격 승부수다. 르노삼성은 SM6의 가격을 2325만~325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SM6의 주력 상품인 가솔린 2.0 모델은 2420만원~2995만원대로, 3000만원이 안되는 가격으로 공개됐다. 고급 모델인 가솔린 터보 1.6은 2805만원~3250만원으로 결정됐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이 “남는 것 없이 팔아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같은 가격대에도 SM6는 랙 구동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R-EPS)을 비롯해 오토 스탑ㆍ스타트 시스템(LPG 모델 제외), 전방 LED 방향 지시등,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상위 모델에는 드라이빙 모드 통합 제어시스템인 멀티센스 등을 탑재해 고급감을 더했다. 고급 사양을 빼지 않음으로써 준대형 시장 일부를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셈이다.


▶체급 경계 무너진 세단 ‘춘추전국시대’=한때 풍요를 누리던 세단 시장은 SUV 등에 밀려 위축된지 오래다. 때문에 중형과 준대형, 대형까지 차급을 넘나드는 경쟁이 펼쳐진다. 완성차 브랜드는 점차 눈높이가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세단의 대형화, 고급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내놓은 준대형 세단 임팔라는 계약이 밀려 못팔고 있을 정도로 인기고, 올 하반기에는 명실상부 준대형 세단의 최강자 그랜저의 신형 모델이 공개된다. 수입차 단일 차종으로는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도 올해 국내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재규어 뉴 XJ, 볼보 S90 등 수입 플래그십 세단들의 총공세가 더해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중형과 준대형의 구분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때 시장을 호령하던 중형 세단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20만9348대가 팔려 전체 승용차(RV 포함) 중 15.8%를 차지했다. 이는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준대형급 이상 승용차는 18만5768대로 비중이 14%에 달했다. 기존 중형 세단 소비자들의 성향이 대형화 고급화되면서 준대형 쪽으로 점차 눈을 돌리는 탓이다. 물론 최근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의 영향도 무시 못한다.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도 중형 세단을 고급화해 준대형과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게 됐다. 배기량은 중형에 묶으면서도 각종 편의 사양을 고급화하고, 차량 안팎을 키워 내실은 준대형에 맞추는 방식이다. 준대형은 준대형대로 대형 눈높이까지 체급을 올려서 경쟁하는 양상도 나타난다.

업계 관계자는 “아예 대형 세단에 가까운 고배기량의 고급차를 찾는 이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형 세단보다 높은 품질을 원하는 이들이 준대형 세단을 선택하는 성향이 있다”며 “국내 기준의 중형과 준대형의 차급 구분은 무의미해진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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