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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전의 그 모습 그대로…박완서와 마주하다
소설가 박완서의 5주기를 맞아 생전에 인터뷰한 글 10편이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달)이란 제목으로 나왔다. ‘나목’으로 데뷔한지 10년째인 1980년부터 영면에 들기 한 해 전인 2010년까지 30년간 후배문인 등과 함께 한 대담으로 봄 햇살 가득한 거실에서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다.

박완서의 소설은 작가 자신을 포함한 이웃의 얘기가 그대로 들어있는 게 특징이어서 대담 속에 그려진 그의 생활의 모습이나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낯설지 않다.


교사인 딸을 대신해 손녀딸을 얼러 재우려 애쓰는 모습이나 프림, 설탕 가득한 거피를 여러잔 마시며 즐거워하고, 무작정 집을 찾아온 독자를 살뜰히 챙긴다든지, 살구를 따다 잼을 만들어 주변에 나누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이다.

사람다움을 짓밟는 힘에 맞서 갖춰야 할 자질로 부끄러움과 오기를 내세우고, 여성성과 남성성의 차이와 조화를 강조한다거나 늘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세대를 넘나들어 동시대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은 그의 작가정신의 한 축을 보여준다.

그의 소설론에 해당하는 이야기들도 흥미로운 대목.

작가는 소설을 지을 때 ‘노는 마당’이 중요하다는 얘길 자주한다. 인물을 만들어내더라도 그 인물이 살아내는 시대와 공간, 생활의 구체성이 잡히지 않으면 쓰지 못한다는 것. 따라서 그가 살고 있는 현실은 소설의 쓸 거리가 넘치는 화수분이었고, 그런 실감 아래서 그의 글쓰기는 활기가 넘쳤다.

작가의 맏딸 호원숙씨가 엮은 이번 대담집에는 소설가 김연수 정이현, 시인 이병률 장석남, 국문학자 김승희 등의 글이 실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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