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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만만‘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새 멤버 영입 최정상 현악 4중주단 내한
바이올리니스트 필립 세처 본지 인터뷰



“(새 멤버 영입 후) 음악적으로 좀 더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29일 내한 공연을 앞둔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Emerson string quartet)’의 바이올리니스트 필립 세처는 헤럴드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정상 현악 4중주단으로 꼽히는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이 5년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다. 29일 금요일 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정재훈) 기획하고 성남아트센터가 대관 형식으로 공동 참여하는 공연이다. 


에머슨 콰르텟은 1976년 창단된 미국의 현악4중주단으로, 유진 드러커(바이올린), 필립 세처(바이올린), 로렌스 더튼(비올라), 데이비드 핀켈(첼로)로 진용을 갖춘 뒤 30여년 넘게 멤버 교체 없이 활동을 계속해 오다가, 지난 2013년 첼리스트 폴 왓킨스를 영입하며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에머슨 콰르텟은 그래미상 9회 수상, 그라모폰상 3회 수상, 실내악단 최초 에버리피셔상 등을 수상, 세계 최고 콰르텟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첼리스트를 제외한 3명의 연주자가 서서 연주하는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새 멤버와 함께 한국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슈베르트 가단조로 시작해 쇼스타코비치 현악4중주 10번드보르작 현악 4중주곡 ‘아메리카’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 멤버(폴 왓킨스) 영입 후 달라진 건 뭔가요.

▶필립 세처 : 달라진 것 중 하나는 멤버들 각자의 집을 차례대로 돌아가며 연습을 하고 있고, 이 때문에 다른 멤버들의 가족들을 더 자주 보게 됐다는 겁니다. 데이비드(전 첼리스트)가 있을 땐 하지 않았던 방식이죠. 음악적으로는 좀 더 여유로워진 것 같고, 스스로 연습을 더 즐기기 위해 보다 느린 템포로 연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음악에 대한 집중력, 몰입, 헌신은 그대로지만요.

-새 멤버 소개와 영입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필립 세처 : 데이비드는 좋은 감정으로 저희를 떠났습니다. 그건 ‘이혼’같은 건 아니었죠. 34년간 콰르텟에서 함께 활동했던 그가 이제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택한 것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뛰어난 첼리스트이자 음악가를 대체할 새 인물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데이비드처럼 재능있는 연주자를 찾게 된 건 매우 운이 좋았던거죠. 왓킨스는 빛나는 음악가입니다. 빨리 배우고, 적응하는 것 이외에도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재미있는(웃긴) 사람입니다.

-에머슨이 추구하는 음악적인 목표는 뭔가요.

▶필립 세처 : 저희는 특정 시대나 특정 지역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추구했던 것을 상당 부분 이뤘지만, 아직도 저희의 예술성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올라가야 할 정상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앞으로도 절대로 정상에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느끼는 순간 내리막길만 있기 때문이죠.

-이번 한국 공연을 앞두고 소감은 어떤가요.

▶유진 드러커 : 한국 팬들을 만나게 돼 매우 기쁩니다. 필립 세처가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을 했고, 서울에 몇몇 친척분도 계세요. 1994년 서울에서 처음 공연했을 때부터 한국 팬들은 늘 저희를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은.

▶유진 드러커 : 슈베르트 가단조로 공연을 시작하는데요. 초기 낭만주의 곡들에 비해 우울하면서도 가곡 특유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곡이죠. 당시 베토벤을 추종하면서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얻은 음악적 성숙함이 묻어있습니다. 쇼스타코비치 현악 4중주 10번은 날카롭고 때로 괴팍하기까지 한 대비들로 가득한 곡입니다. 중성적이고 불가사의한 분위기의 1악장에서, 들쑥날쑥하고 쿵쾅거리며 충격적인 2악장으로 옮겨 가다 마지막 악장에서 애처로운 3박자의 춤곡과 민속음악 요소들이 혼합되지요. 인간의 심리변화를 강렬하게 표현한 곡입니다.

우리가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작곡가들이 지니고 있었던 개별적인 특성이 무엇이고, 또 그들이 곡을 쓰면서 어떤 실험을 했는지입니다. 클래식 음악도 사실 당시 작곡가들에겐 동시대 음악이었어요. 당대 위대한 작곡가들은 기존의 음악적 토양 위에 새로운, 때로는 무모한 것들을 쏟아 부으며 깊은 심연을 표현하려 노력했죠.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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